나와 탄
12.
오랜만에 탄을 만난 건, 수능 전 날이었다.
나는 형에게 응원 선물을 주러, 형네 학교를 찾아갔다.
-어이!
탄이 멀찍이서 걸어왔다. 오래간만에 본, 탄의 상태는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어이!
-반갑구만
곧장 형에게 선물 봉투를 건넸다. 형은 선물 봉투를 받고 활짝 웃었다.
-아이, 뭘 또 이런 걸 준비했어,. 부끄럽게.
-이런 동생 없다 진짜.
-그건 맞지.
-빨리 열어봐.
-뭐 들었는데.
-아, 말 좀 그만하고 그냥 좀 까봐.
형이 봉투를 뒤지더니, 담배 한 보루를 꺼냈다.
-뭐야. 왜 담배가 보루로 나와.
-두 보루야. 초콜릿은 내일 쉬는 시간마다 까서 먹고, 청심환은 평소에 안 먹었으면 그냥 버려. 물어본다는 걸 까먹어서, 일단은 샀어.
-담배는 어떻게 구했냐. 민짜 놈이.
-형도 민짠데, 담배 잘만 사서 피우잖아.
-돈 좀 많이 썼겠는데.
-우리 집에, 돈 많아서 괜찮아.
-잘 치고 와라. 형이 내일, 내가 갈 학교 정하는 거니까.
탄이 날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탄과는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지만, 우린 서로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수능이 끝나고, 뉴스가 나왔다. 이번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었다는 뉴스였다. 물론 걱정은 딱히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