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순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일 Jul 10.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하연

50.

완전한 타인으로부터 위로를 받아본 적 있는지.

이를테면, 이렇게.

지금은 추운 겨울이다. 고됐던 하루가 끝나고, 당신은

타코야끼를 먹기 위해, 마감시간에 간신히 맞춰, 타코야끼집에 들렀다.

  -저··· 타코야끼 6개 포장 부탁드릴게요.

오늘 하루는 타코야끼를 주문하는 것마저도 버거울 만큼 고됐었고, 간신히 주문을 마치고 난 후에는, 쓰러지듯 의자에 털썩 앉는다. 그리고 개 같았던, 오늘 하루를 회상하며, 개 같을 내일 하루를 예상하며 한숨을 푹푹 내쉰다.

  -주문하신 타코야끼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은 타코야끼를 받아 들고, 계산을 하기 위해 카드를 사장님에게 건넨다. 카드를 받아 든 사장님이 말한다.

  -타코야끼 좀 더 넣어드렸어요.

  -네···?

  -어차피 저도, 이제 문 닫고 집에 가봐야 돼서요.

  -아··· 감사합니다.

  -먹고 파이팅 하세요!

가끔은 철저한 타인이 건네는 위로가, 완연히 나의 바운더리 안에 있는 사람의 위로보다도, 따뜻하게 와닿을 때가 있다. 더 넣어준 타코야끼를 제외하고서라도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순애(殉愛/純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