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하연
68.
2학년이 되고, 학교에 처음으로 가는 날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함께 올라갔던 층수 덕분에, 계단을 한참이나 더 올라갔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타라고 만들어둔 엘리베이터는 대체 왜 못 타게 하는 건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반에 도착했을 땐, 나 빼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교실에 도착해 있던 상태였다.
-와··· 다들 체력도 좋지. 언제 이렇게 다 왔대.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빈자리를 찾았고, 마침 비어있던 자리는 하연의 옆자리밖에 없었다.
-하이.
-왜 내 옆에는 아무도 안 앉지.
-너가 예쁘장하게 생겨서, 애들이 앉기 부담스러워하는 거야.
-어, 얼굴 빨개졌다.
-전혀.
-거울도 안 봤는데, 빨개졌는지 안 빨개졌는지 너가 어떻게 알아.
-느낌으로.
-너는 안 부담스러워?
-와, 지금 본인이 예쁘장하게 생겼다는 거, 인정하는 거야?
- ···
-앞에 봐.
-앞에 뭐 있어?
-그래 뭐 있지.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있지.
거기엔 담임 선생님이 서 계셨다.
-어···어. 안녕하세요.
-지각해 놓고, 말까지 많은 건 너무 경우가 없지 않냐?
하여튼 그날은, 마음에 안 드는 것들 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