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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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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ug 03.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하연

68.

2학년이 되고, 학교에 처음으로 가는 날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함께 올라갔던 층수 덕분에, 계단을 한참이나 더 올라갔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타라고 만들어둔 엘리베이터는 대체 왜 못 타게 하는 건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반에 도착했을 땐, 나 빼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교실에 도착해 있던 상태였다.

  -와··· 다들 체력도 좋지. 언제 이렇게 다 왔대.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빈자리를 찾았고, 마침 비어있던 자리는 하연의 옆자리밖에 없었다.

  -하이.

  -왜 내 옆에는 아무도 안 앉지.

  -너가 예쁘장하게 생겨서, 애들이 앉기 부담스러워하는 거야.

  -어, 얼굴 빨개졌다.

  -전혀.

  -거울도 안 봤는데, 빨개졌는지 안 빨개졌는지 너가 어떻게 알아.

  -느낌으로.

  -너는 안 부담스러워?

  -와, 지금 본인이 예쁘장하게 생겼다는 거, 인정하는 거야?

  - ···

  -앞에 봐.

  -앞에 뭐 있어?

  -그래 뭐 있지.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있지.

거기엔 담임 선생님이 서 계셨다.

  -어···어. 안녕하세요.

  -지각해 놓고, 말까지 많은 건 너무 경우가 없지 않냐?

하여튼 그날은, 마음에 안 드는 것들 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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