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하연
71.
-하연아, 화났어?
-나? 화 안 났는데?
-근데 왜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연필만 갈고 있어. 너 샤프 쓰잖아.
-취미야. 방금 전에 생긴.
-장난친 거였어.
-아무런 말도 안 했는데.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고. 왜 아무런 말도 안 해.
-말.
-린 오징어.
하연이 연필을 갈다 말고 날 가만히 쳐다봤다. 입꼬리가 움찔거리더니, 톡 하고 웃었다.
-웃었다.
보강이 끝나고 난 후에는, 하연과 함께 김밥을 먹으러 갔다.
-거기 있는 소금 좀 주라.
-엥?
우리가 시킨 건 참치김밥 두 줄 밖에 없었지만, 김밥에 소금을 찍어 먹는 특이한 취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핸드폰 좀 주워주라. 너 앞에 떨어졌어.
-내가 떨어뜨릴 줄 알았다. 그만 꼼지락대고 밥 먹어. 여기.
-땡큐, 물 더 마실 거지. 물 컵 줘
-오, 땡큐.
-어? 뭐지?
-왜?
-왜 물에서 맛이 나지.
-뭐야, 맛소금이었나 보네. 재미없다.
?
-어?
-너 소금통 달라고 했을 때부터, 와 그럼 핸드폰 떨어뜨린 것도···
-나도 장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