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하연
73.
-조금 있으면 또 더워지겠다. 벌써 5월이야
-여름 안 좋아해?
-응, 막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
-녹아 없어질까 봐?
하연이 날 맹한 표정으로 쳐다보다, 조금 뒤에서야 이해했는지 팔을 툭 하고 쳤다.
-탈까 봐.
-너도 타? 엄청 하얀데?
-나 되게 잘 타. 선글라스 쓰면, 선글라스 자국대로 타.
-오, 진짜?
-무슨 생각 해?
-선글라스 자국대로 탄 너 얼굴 생각.
-그런 생각 하지마.
-방금 마스크 자국까지 늘었어. 너가 하지 말라니까 더 하게 되잖아.
-그럼 많이 해.
-그럴게.
- ···나도 한다.
-내 생각해? 부끄럽다.
-안 하고 있는데?
-거짓말, 하고 있었으면서.
-재수 없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