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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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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ug 17.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하연

77.

하연이와 나의 예상과 달리, 우리 둘이 사귀는 건, 꽤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나와 하연의 사이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커다란 반응이 터져 나왔던 건, 방송부 쪽에서였다. 크게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는데, ‘이럴 줄 알았다.’ 와 ‘너네가 어떻게 이래.’ 쪽이었다. 사실 ‘이럴 줄 알았다.’쪽은 준우밖에 없었다.

  -봐. 내가 전형적인 혐관 클리셰라고 했지? 빨리 돈 가져와.

다른 방송부 친구들이 준우의 말을 듣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돈을 건넸다.

  -아니, 사귀는 건 우리 둘인데, 돈은 왜 너가 받아 가?

내 말을 들은 준우는, 나에게 만원을 건넸다.

  -그래그래, 수고했다. 고맙고 이걸로 하연이랑 맛있는 거 사 먹어라.

?

  -야, 줄 거면 2만원은 줘.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하연이 말했다.

  -두 명에서 맛있는 사 먹으려면 2만원은 있어야지.

너한테 이런 면도 있구나.

  -그래. 2만원은 줘야지. 우리 타코야끼 먹어야 돼.

  -야 타코야끼 해봤자 얼마나 한다고.

  -32알 먹을 거야.

  -그래, 맞아. 심지어 치즈 타코야끼로.

너의 세계관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아가겠구나, 너뿐만이 아니라 나 세계관에 대해서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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