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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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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ug 28.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하연

84.

  -우린 어떤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될까?

  -되···겠지?  

  -안 믿겨.

  -그러니까.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는 그런 어른이 된다고?

  -너는 담배 피우면 안 돼.

  -왜 안 돼. 내 친구들은 벌써 몇 명 피우는데.

  -너는 안 돼.

  -어이없네. 스무 살 되자마자, 너 앞에서 피울 거야.

  -가위로 담배 자를 거야.

  -이어서 피울 거야.

  -세로 말고 가로로 자를 거야.

  -어···

  -졌지?

  -응. 졌네.

  -성인 되자마자, 정자에서 맥주 마시자.

  -타코야끼랑?

  -좋지. 근데 영업하시려나.

  -그날 안 하시면, 전 날 사두지 뭐.

  -그래 좋다.

  -춥지 않을까?

  -패딩 입고 마시지 뭐.

  -그냥 술집 가는 건 어때.

  -정자에서 마셔야 돼. 재계약하러 가야지.

  -재계약이라고 하니까 웃긴다ㅋㅋㅋㅋ 축구선수 된 기분이야.

  -그런가ㅋㅋㅋ

  -재계약 기념사진 같은 것도 찍어야 하나.

  -재계약 기념사진을 찍어?

  -응, 악수하면서 찍던데. 활짝 웃은 채로

  -재밌겠다ㅋㅋㅋㅋㅋ 찍자.

  -계약도 빨리하고,  맥주도 후딱 마시고, 오뎅에 사케 마시러 가자.

  -안 믿긴다.

  -그러게.

  -빨리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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