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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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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ug 31.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하연

87.

일이 어그러지기 시작한 건, 9월 모의고사가 있던 날부터였다.

그날은 기분이 많이 좋지 않았다.

탄에 대한 내 마음이, 다시 말해 공부에 대한 마음이 애착에서 집착으로 바뀌었던 건, 3학년 때부터가 아니라, 어쩌면 탄의 9월 모의고사가 끝나고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집착을 이해하기 쉬운 말로 되풀이하자면, 떼를 쓰는 거다. 원하는 걸 가지게 해달라고 마구 떼를 쓰고 조르는 거지. 그러니까 무언가에 집착을 한다는 건, 애초에 그건 내게 아니라는 말이다.

집착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되게 비참한 점은, 그렇다는걸,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

불안했다. 불안함보다는 불길함이라는 단어가 조금 더 적절하려나. 예전에 느꼈던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익숙하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덜 괴롭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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