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하연
90.
이후론 꽤나 무던한 하루들을 보냈다.
그 하루들 사이에 탄은 잠시 없었다.
그건 탄을 위한 것이었다. 탄은 지금 자신의 일을 하기에도 벅차니까. 그런 탄을 만났던 건 수능 전날이었고, 탄의 상태는 무척 좋아 보였다. 수능 당일에는 하연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수능이 끝나고, 이번 수능이 굉장한 불수능이었다는 뉴스 역시도 도서관 휴게실에 있던 티비를 통해 함께 보았다.
-긴장된다.
-그치.
-딱 1년 남았네.
-와, 그 말 들으니까 확 떨린다.
-괜히 말했나.
-나도 가고 싶은 학교 생겼어.
-아 진짜? 어딘데?
-너가 가고 싶어 하는 학교.
-우리 둘 다 공부··· 되게 열심히 해야겠네.
-그러게.
수능이 끝나고, 탄이 원하던 학교 세 개 중, 두 학교를 붙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근데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