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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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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Sep 11.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하연

93.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넌 바보 같을 정도로 꾸준했단 말이지.

의미 없는 질문을 매번 던지고, 의미 없는 답변을 기다리는 지루한 일을 꽃이 지고, 장마 기간이 지나가고, 나뭇잎이 울긋불긋 해질 때까지도 해댔으니까.

그러니까 너는 뭐든 해낼 수 있을 거야. 이렇게 재미없는 일까지도 해냈는걸.

그땐 네가 사랑스러웠던 데다, 자랑스럽기까지 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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