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
127.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
-갑자기요?
-네, 뭐 보통 다 이렇게 시작하지 않나요?
-뭐가 시작됐는데요?
-일단 뭐라도요.
-그래서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
-스시?
-음악 듣는 건 좋아하세요?
-취조 하시는 거예요?
-한번 엮여보려고 노력하는 중인데요.
-솔직하시네요
-저 지금 엄청 긴장했는데.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맥박이라도 짚어보실래요?
-잘하시네요.
-뭘요?
-담배 갚을게요.
-괜찮아요.
-오늘은 제가 좀 바쁘고 다음에. 전화번호 주세요.
-하긴 빌려간 건, 갚으셔야죠.
-아,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그냥 순애라고 저장해두세요.
-그럼 저도 동제라고 저장하실 거예요?
-네.
-나쁘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