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
129.
-술은 좋아해요?
-좋아는 하는데, 잘은 못해요.
-와, 부럽다. 가성비가 되게 좋네요.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요ㅋㅋㅋㅋ
-제가 즐겨 쓰는 표현이예요.
-아, 나이는 혹시 어떻게 되세요?
-몇 살이신데요?
-저는 23살.
-저는 25살이요.
-누나시네요.
-그렇네.
-갑자기요?
-말 놓지 말까?
-아뇨. 편하실대로 하세요.
-그래.
-혹시 저는···
-에이~
-넵.
-에이~ 그렇다고 딱딱하게 하진 말고.
-넹.
-오늘은 술 좀 마시자. 안 좋은 일 있었거든.
-뭔지 물어봐도 대답 안 해줄거죠.
-그럼. 파악이 빠르네.
-좋아요.
- ···
-혹시 취했어요? 눈을 왜 그렇게 떠요?
-나? 안 치했는데.
-집에 갑시다.
-나 집 없는데.
-그럼 방 잡아드릴테니까, 거기서 자세요.
-나 모르는 곳에서 잠 안 자는데.
-그럼 어디서 자게요.
-너네 집.
-우리 집도 모르는 곳이잖아요.
-너는 아는 사람이잖아.
-그러세요, 그럼. 전 방 잡아서 잘게요.
-진짜 그럴 거야?
-네, 뭐. 집에 침대가 하나 밖에 없어서.
-내가 뭐 비싼 거 훔쳐가면 어쩌려고 그래.
-그럴 거예요?
-보고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그렇게 하세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