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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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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Nov 15.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순애

129.

  -술은 좋아해요?

  -좋아는 하는데, 잘은 못해요.

  -와, 부럽다. 가성비가 되게 좋네요.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요ㅋㅋㅋㅋ

  -제가 즐겨 쓰는 표현이예요.

  -아, 나이는 혹시 어떻게 되세요?

  -몇 살이신데요?

  -저는 23살.

  -저는 25살이요.

  -누나시네요.

  -그렇네.

  -갑자기요?

  -말 놓지 말까?

  -아뇨. 편하실대로 하세요.

  -그래.

  -혹시 저는···

  -에이~

  -넵.

  -에이~ 그렇다고 딱딱하게 하진 말고.

  -넹.

  -오늘은 술 좀 마시자. 안 좋은 일 있었거든.

  -뭔지 물어봐도 대답 안 해줄거죠.

  -그럼. 파악이 빠르네.

  -좋아요.

  - ···

  -혹시 취했어요? 눈을 왜 그렇게 떠요?

  -나? 안 치했는데.

  -집에 갑시다.

  -나 집 없는데.

  -그럼 방 잡아드릴테니까, 거기서 자세요.

  -나 모르는 곳에서 잠 안 자는데.

  -그럼 어디서 자게요.

  -너네 집.

  -우리 집도 모르는 곳이잖아요.

  -너는 아는 사람이잖아.

  -그러세요, 그럼. 전 방 잡아서 잘게요.

  -진짜 그럴 거야?

  -네, 뭐. 집에 침대가 하나 밖에 없어서.

  -내가 뭐 비싼 거 훔쳐가면 어쩌려고 그래.

  -그럴 거예요?

  -보고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그렇게 하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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