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구워진 스테이크 한 덩어리와 식욕을 돋구는 가니쉬들 감칠맛 나는 양송이 스프에 찍어먹는 갓 구워진 따뜻한 크로아상
맛있는 한끼 식사를 마치고 난잡하게 흐트러져있는 식기들 위에 유일하게 가지런히 놓여져있던 칼과 그 주위에 잔인하게 뿌려져있는 붉은 액체
그리고 스테이크가 올려져있던 도마 위에 수도 없이 사방으로 그어져있는 칼자국들
이 도마 위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올랐을까
잔인하다.
음식을 먹는다는 건 나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취해야만 하는 것.
이기적이지만 그 누구도 욕할 수 없다. 인간 뿐만이 아닌 다른 생명들 역시 모두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생명을 취하면서 살아가니까.
동시에 아름답다.
내 앞에 있던 한 접시의 음식은 누군가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뜨거운 음식 한 접시.
오직 나만을 위한 플레이팅과 나를 위한 시간과 정성.
잔인하고 잔인하고 아름답고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