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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Jun 13. 2024

'내 장단'을 찾습니다

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문장을 읽고

  다른 사람의 장단을 눈여겨보았다. 그 장단대로 맞추고 싶었으니까. 서툴고 못나 보이는 나 자신을 감추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티 나지 않게 비슷하게 따라가고 싶었다.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고 차이를 좁히려고 애썼던 시간이었다.


  나 하고 싶은 대로 장단을 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내 장단에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지 못했다. 내 장단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머뭇거려졌다. 내 장단이란 게 있기는 한 걸까.


  다른 사람들의 멋진 모습을 따라가려고 하니 힘들고 버거워졌다. 쫓아갈수록 초라한 내 모습이 자꾸 보였다. 행복해지려 비교를 멈추고 자신을 보라고 했다. 그래서 나를 보려고 는 중이다. 고민하지 않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 보고, 사고 싶었던 것도 사 본다. 그동안은 앞뒤를 재어가며 손해 보지 않으려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버둥거렸지만, 지금은 후회가 남든 안 남든 일단 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내 장단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아무도 즐거워하지 않고 아무도 춤추러 오지 않더라도 남들을 따라가지 말고, 나만의 장단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남들을 따라가면서 힘겨워하고 불안해하지 말고, 내 속도에 맞게 내 취향에 맞게 장단을 만들고 싶다.


   나는 예민하고 섬세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눈빛의 흔들림, 미간에 생기는 작은 주름, 공기의 차갑고 따스함이 저절로 느껴지고 해석된다. 나는 불안하고 그래서 계획을 세운다.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막막해하면서 그럴 때 대처할 방법을 미리 생각해 둔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쉽게 지루해한다. 이것저것 시도하고 끝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다양하게 시작할 수 있다. 꾸준함을 기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나는 쉽게 감정에 휩싸이지만, 얼마 간의 시간 동안 멈추고 생각한 후 차분해질 수 있다. 감정을 터뜨리지 않아서 나중에 후회할 만한 일을 적게 만들 수 있다.


  하나씩 나에 대해 기록해 본다. 부족하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살짝 뒤집어 생각하니 좋은 점도 있구나 깨달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내가 가진 것들로 멋들어진 장단을 쳐보고 싶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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