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날 뻔한 건 사실이었다. 환승역에 잘못 내린 줄 모르고, 갈아탈 기차 출입구를 찾아서 헤맸다. 승무원에게 길을 묻고서야 그곳에는 종종거리며 찾아 헤매던 7번 출입구 같은 것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기차에서 졸다가 이름이 비슷한 역에 잘못 내렸고, 다음 기차는 세 시간 후에야 있고, 이미 저녁 7시가 훌쩍 지나 밖은 캄캄해져 있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했다. 머리가 하얘져 멍하게 있는 나에게, 지하철을 타고 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고 오면 된다고 알려준 것은 그였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전화를 끊고 나서도 당황스러움에 헤어 나오지 못한 채, 그가 말해준 대로 카카오맵을 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뉴스에서 역대급 추위를 알렸던 날, 코끝과 손등이 겨울 바람에 얼얼했다. 역에서 제대로 내렸으면 지금쯤 집에 도착했을 텐데. 나를 탓하는 소리에 울적했고, 그래도 버스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끈덕지게 들러붙는 자책감을 밀어냈다.
버스 터미널에 남편이 데리러 왔다. 따뜻하게 데워진 조수석과 집에서 입는 꽃무늬 바지 채로 나온 그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놓였다. 투덜투덜, 낯선 역에서 막막하고 당황했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기차 시간은 다 되어가지, 출입구는 모르겠지. 잘못 내린 걸 안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고.
뭐, 그런 걸로 울어. 애도 낳은 사람인데.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가 빙긋 웃으며 핸들을 잡았다. 순식간에, 불안하고 조급했던 마음이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부피를 줄였다. 편안하고 다정한 목소리에, 방금 전 동동거리며 애태우던 일이 별 일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만약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지금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머리로 안다고 해서 마음도 금세 따라가는 건 아닐 것 같다.
괜찮아, 이건 별 거 아니야.
수시로 되뇌어야겠다. 그러면 아주 조금 기분이 나아지고 괜찮은 방법이 생각날지도 모른다. 가끔은 아주아주 멀리서 지금의 일을 바라보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우당탕탕하는 마음을 즐길 수밖에. 그러니 괜찮다. 다 괜찮다, 고 다시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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