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67
가게 안을 제법 서성였음에도 얼굴을 스치던 추위가 쉽사리 달아나지 않는다. 막 지나친 상품 진열장엔 제철을 맞은 핫팩이 잔뜩 걸려있다. 한 남자가 옆을 스쳐 지나며 소리를 높인다. ‘넌 이 날씨에 덥다고?!’ 남자의 목소리엔 조금 전까지 바깥에서 마주하던 찬 바람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온기 가득한 가게 안에서도 덥다는 말이 낯선 계절이 왔다. 그렇게 겨울이 왔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