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은 내 머리가 띵 해질 정도로 정말 많이 아팠다.상대방의 한마디는 두둥! 망치로 마치, 내 머리를 제대로 내리찍는 기분이들 정도로 내게 파급력이 대단했다.
그 말은 바로 이거였다.
"승현아 그동안 너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해. 나는 그동안 한다고 최선을 다한 건데..
그게 승현이가 느끼기엔 그렇게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한 것 같아서 그건 아직도 정말 많이 미안해.
승현아, 내 인생을 걸쳐 그 누구보다 진짜 많이 사랑했었다. 진짜 많이 좋아했고, 진짜 많이 그리울 거야, 정말로 많이 미안하고 그동안 많이 고마웠어. 이젠 좋은 사람 만나꼭."
당시 나는 찌질하게도 상대방에게 찰나의 순간, 매달리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간절하게, 또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걸 나 또한 알았기에.
태어나 처음, 누군가를 이렇게 많이 좋아한 게 처음이라고 너는 내게 습관처럼 말했었다.
근데 나 또한 그랬었다. 태어나 처음, 숨 쉬고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애타게 찾고, 또 누군가를 그토록 원하고
누군가에 의해 절절한 사랑을 하고,
누군가로 인해 내 인생이 핑크빛이 되고,
노란색이던 뿌연 하늘이 거치고 미세먼지 하나 없는 예쁜 하늘에서, 우리의 애틋한 장면들은 시시각각 달달한 로코에서, 절절한 정통 멜로까지, 금세 장면은 전환됐다.
만나는 내내 너는 내게 축복 같은 사람이었고, 늘 환한 빛이었다.물론, 5년이란 시간이, 그런 환경이, 당연하지 않은걸 당연하게 만들었을지라도.
태어나 처음, 누군가의 손을 잡고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태어나 처음 누군가에게 찌질하지만, 간절하게, 또 미치도록 매달렸다.
하지만 네가 내게 했던 그 말.
아직도 내 가슴속에 내내 묵혀있는 그 말.
정작 너에게서 돌아온 말은..
"승현아 이젠 좋은 사람 만나 꼭."
넌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사람을 꼭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너의 말이나를 참 구슬프게도 내내 울렸다.
어마 무시하게 서러워 그땐, 엉엉, 꺼이꺼이 며칠을 울었는데. 날 사랑한다면서 좋은 사람 만나라고?
못 잊을 거 같다고 너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라고 말해놓고 대체 이딴 헛소리는 왜 하는 거냐고. 따지고 싶었는데,
나에게는 그럴 에너지가 없었다.
울기만을 반복하기엔 내 인생과 내 시간은 몹시 짧았고
다시 내 보통의 일상으로 난 돌아가야만 했다.
너와 영원히 안녕하면, 내 심장이 둘로 갈기갈기 찢긴 기분이고 내 사지 반쪽이 딱 정확히, 이등분해서 잘려나간 기분인데.이렇게 아프고, 처량하고 슬프고 비참한데,
근데도 내내 울면서 아프고, 슬프고 모든 슬픔을 다 등에 진 듯이, 마치,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단 듯이 모든 고통, 슬픔, 아픔, 눈물 등을 등지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내 시간은 짧았고 내 인생은 그리 길지 않았기에.
이별을 실감하고, 이별을 견디고 이기기 위해 이것저것 난 참 많이도 했었다.
그랬기에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그때, 다시 바빠진 덕분에 너를 생각할 겨를 따윈 내게 없었다. 슬프지만, 이별은 이별이었고 아무리 이별했어도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니란 것도 난 알게 됐다.
그리고 또 하나, 아무리 사랑해도 우리의 인연의 끈이 다 녹슬어 버린 거라면, 금세 인연의 끝이 되기도 한다는 걸 이젠 아주 잘 깨달았다.
많은 시간이 흘러, 너의 빈자리를 다른 이가 메울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다른 이를 좋아하게 됐을 때
그때 다시 떠올려보니, 그 말의 뜻 조금은 알 거 같더라.
아무리 5년을 만났어도 난 널 잘 모르겠던데,
넌 날 알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적어도 네가 한 말.
"승현아 이젠 좋은 사람 만나 꼭."라는 건 아마도 그 당시 넌,
자존감이 바닥을 치며 네가 내게 있어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겠지. 꽃같이 어여쁘고, 사랑스러운 나에게 네가,
내 앞길을 막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겠지.
그 당시 넌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최대한 냉정하게 내게 말했겠지.
나는 너에게 적합한 남자가 아냐,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젠 아무것도 없어. 가진 것도 없고..라는 뉘앙스로 비참하고 슬프게도 그렇게 말했던 거겠지.
그렇지만 너의 착하고 순수한 맘은 나도 알아.
반은 내가 좋은 사람이니,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진심으로,
그래서 다신 예쁘고 사랑스러운 날 울리지 않는 남잘 만나기를 바랐을 거고.
네가 해주지 못 한, 어떠한 것들. 그 모든 것들, 해줄 수 있고 내 앞길을 밝히, 빛내주는 남자를 만났으면 했겠지.
네 마음에 반은 진심이고 또 반은, 5년이나 만난 연인이었던, 나에 대한, 또 서로에 대한 예의였겠지.
지나칠 만큼 나를, 자기 자신보다 사랑해주던, 너였기에.
나쁜 감정 없이 진심으로, 진짜로. 내가 그 당시 몹시 소중했으니까.
소중한 나에게, 사랑을 담뿍 주는 상대방에게 가길 바랐던 거.이젠 진심으로 알겠고 진심으로 고마워. 이젠 내 글로만 이렇게나마 그때 당시 표현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할 수밖에 없지만. 네 말대로 넌 내 1 호팬이었으니까. 죽음을 제외하고 영원히, 못 보는 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해. 언젠간 지나칠 만큼 빠르게, 서로가 지나간다고 해도 뭘 하지 않아도 잘 지내고 있구나. 하며서로 안부를, 행복을,
그리고 그대로를, 잘 빌어주자!
그리고 네가 말한 만큼의 좋은 사람의 기준이 뭔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난 섬세하진 않아도
투박하고, 귀엽고, 멋있고 내 마음을 잘 캐치 못 하고,
늘 눈치 없고 센스 없어도 그냥 화내고, 짜증내고 서운한 티 내더라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내 곁에 아주 잘, 있어.
가끔은 몰라도 너무 몰라서, 쥐어박고 싶지만 그래도 나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물론 나도 아주 많이 좋아!
"승현아 이젠 좋은 사람 만나 꼭."라고 했던 네 말처럼,
너도 이젠 좋은 사람 만났길 간절히 바라.
네 옆에 있는 여자 친구분이 너와 다른 사람이라서,
네가 이해가 안 가더라도 있는 힘껏 안아주고, 포용해주고
보듬어주고, 사랑해주고. 그렇게 너도 점차 이젠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
많이 고마웠어, 그동안 나랑 연애하기 참 힘들었을 텐데..
늘 어렵고 생각 많고 얼음장 같은 내 마음을, 만나는 내내, 한결같이 녹여줘서 정말 많이 사랑했고
정말 많이 고마웠고. 감사했어.
그리고 네가 말한 좋은 사람의 기준이 여전히 뭔진 난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져. 고마워 이걸 다시금 깨닫게 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