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 월
어릴 적 외할아버지께서 만 4세이던 나에게,
정몽주- 단심가를 읊어주셨다.
할아버지 댁 호접난, 라디오 소리,
바람 부는 소리, 너무나 다 좋았다.
정몽주- 단심가를 한 번 듣고 난 달달 외웠다.
딱 한 번 듣고 좋아하게 돼서 읊었더니,
할아버지께서 눈이 동그래지셔서 너무 놀라셨다.
승현아 너 그거 어디서 들었니?
저요? 저 이거 들은 거 아닌데요,
할아버지께서 읽어주셔서 저 그냥
기억하는 건데요.
이거 정몽주- 단심가 맞죠 할아버지?
저는 이 시조가 너무 좋아요.
저는 이 시처럼 어른이 되어도
제 마음을 꼭 다 지킬 겁니다!
할아버지께 그렇게 말해놓고 나는
눈썹까지 빨개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하더니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우리 할아버지도 그런 성격이 아니신데,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셨다.
그리곤 멍하니 나를 계속 바라보셨다.
이 아이는 정말 특별하구나 하는 눈빛으로,
손가락을 이내 다 펼치게 하셔서
접으면서 하나씩 가르쳐주셨다.
승현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지?
여기!라고 내가 따라 심장을 가리키면,
옳지!
승현이 마음은 누구 거지?
내 거!
그러면 마음은 어떻게야 하지?
소중하니까, 보듬고 보호해야 해요 내 마음.
옳지!
그럼 그 마음은 누구한테만 보이는 거지?
사랑하는 사람!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한테만 고이 접어
투명하게 보여주는 거예요. 그땐 자신 있게,
잘했어. 우리 손녀.
마음은 어떻지?
소중해서 절대 안 보여요.
그리고 내가 제일 소중해!
할아버지는 나를 꼭 안고 그래 기특하다 내 새끼,
마음은 정말 소중한 거야. 절대 안 보이는 거야.
그러니까 소중하게 다뤄줘야 해.라고 하셨다.
그때의 일화가 그리고 유치원 꼬꼬마 시절의
내가 생각난다.
다 이긴 내가 그저 기특하고 감사합니다.
이모부도, 오빠들도 나를 사랑해서
마음은 어디 붙어 있댔지?
(심장을 가리키며) 여기!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이제?
함부로 보여주는 거 아냐.
나는 심드렁하게 그럼 여자는 앞으로
먼저 고백도 못 해? 에이 치사해.라고 했었다.
그럼 남자는?
오빠들은 남자는 여자를 다 지키는 거야,
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게 내내 시시했다.
언니, 오빠. 나는 아직 유치원생이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내가
먼저 지켜줄 거야.
이랬던 내게 고맙고, 스케일 크고 웃긴 내가
갸륵히도 감사합니다.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네 마음 편히,
네가 좋은 대로 하는 게 제일이라고 가르쳐주신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다 감사합니다.
돈, 명예, 권력, 똑똑한 머리, 외모.
주변에서 간접 경험을 너무 많이 해서 시시했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머리 좋음도, 외모도
전혀 기준이 될 수 없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그걸 다 깨달은 것 같다.
감사합니다.
고모를 보며 명품백 깔별로 들고 피부과 다니며
여유롭게 사는 삶은 난 시시하다 했고,
내 인생의 기준엔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일찍이 그걸 깨달아 감사합니다.
작은 아빠를 보며 카이스트, 연구원, 서울대,
그리고 외가를 보며, 사대, 교대, 선생님.
이게 다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여겼다.
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제일이란 걸 알게 해 주신
우리 증조할머니 감사합니다.
정원사, 기사, 집사 다 둬도 마음이 텅 비는구나.
네가 행복한 게 제일이다.
초3 때 미리 알려주셔서
다 감사합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네 남편은 왕 맞아,
너라는 산을 다 뛰어넘어야 해.
나는 너무 부족했는데 늘.
넌 이미 완성형인데 네 남편은 원이 되어야 해.
더 깎여서 안 그럼 부끄러워서 너 못 만나,
해준 내 친구들 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자유로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두 가지 마음, 전혀 안 품고 마음 잘 지키고
복 받으며 살 수 있어서 다 감사합니다.
오빠들이 마음 간수 잘해 승현아.
할아버지께서, 할머니께서, 부모님이,
사촌언니가.. 와 나 정말 잘 컸다.
내내 사랑받았음에,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친오빠도 아니면서 이승현 너~!
치마 입지 마. 딴 놈들이 네 다리만 마 ㅋㅋㅋ
한 우리 오빠에게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동생도, 오빠도 남자 친구 생기면 재깍재깍
다 데려와라. 남자는 남자가 봐야 안다.
오빠랑 같이 술 먹어 봐야 알지,
나랑 술 먹어봐야 알지. 하던
가족들 진짜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뭘 하든 스케일 크고 좋은 것만 해주던 우리 엄마.
눈치 보지 말고 어디서든 당당히,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비싸고 좋은 거 난 한 번도 해준 적 없는데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아빠 나 결혼 정보회사 등록할래, 하니까
아니야! 기다려. 하던 아빠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의 친구 용희, 지현이.
소울 메이트가 정해진 친구 중 왕을 사랑한 네가,
가장 힘들 것 같아. 현생에서는
그 과업 잘 털고 현실과 타협해.
일편단심 민들레 하지 말고 이번엔 꼭!
알겠지? 해줬던 내 친구들.
내내 나 걱정해 줘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영혼끼리는 다 통한대. 조상까지 합의본
하늘이 정한 인연이 있는데 만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서로 이렇게, 친구로 지인으로 연을 만날 수 있게
곁에서 외롭지 않게 다 도와주는 거래 했던
용희, 지현이. 미안하고 고맙고 뭉클하고 감사합니다.
난 이승현이 이상형이야 ㅋㅋ 넌 왜 여자로 태어났니.. 남자로 태어나지 하던 내 친구
용희 고맙고 감사합니다.
나도 네가 이상형이야,, 너도 왜 여자로
태어난 거니.. 이렇게 웃으며 말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동성한테도 인기 많은데, 성인 되면 너 필터링
진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벚꽃 같고,
피빨강 장미 같다던, 장미 그 자체인 내가,
속 얘기 절대 안 하는 내가
걱정이라던 지현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네 남편은 네 소울 메이트는,
언젠가 살다가 한 번쯤 우리가 다 멀어져도
오해로 멀어져도 네가 내 친구 찾아줘!
한 마디만 하면 다 찾아줄 걸 한 내 친구 지현이..
내가 무슨 내 남편이 마술사냐,
마법사냐 하니까 넌 사람 마음을 가득 녹이는
마술사 겸 마법사니까.
그런 남자 만날 거야.
아주 늦게, 그래도 포기하지 말라고 해줘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나를 너무 예쁜 사람으로 키워주신 가족들,
친구, 지인들, 뭐든 포기하려고 하면
네 소울 메이트는 네가 30대 중반쯤
포기할까 말까 할 때 달려온다. 기다려라, 하던
우리 용희 으앙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사랑을 줄 줄도,
받을 줄도 아는 어른이 되어 이젠
기댈 수도 있을 듯 감사합니다.
이젠 나 하고 싶은 대로 할래, 소울 메이트
어쩌라고 ㅋㅋㅋㅋ 다른 인연 또 뭐 어쩌라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내 의지대로 그렇게 할래.
내 뜻대로 다 그렇게 살래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순전히 살고 있는
지금 복 받고 있음에 다 감사합니다.
p.s 아싸!! 나 솔로다 다 만날 수 있다.
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