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20260102 금

by 이승현

나는 어릴 때 진짜 내가 주워온 애인 줄 알았다.

진심으로,



엄마가 다리 밑에서 매일 주워왔어를 시전 하면

저학년인 초 3때부터 초 4 쭉쭉,

계속 울었던 것 같다.



내 엄마는? 아빠는 대체 어딨어하며,

엄마는 뿌에엥하며 우는 내가 그리 귀여웠던지



중학교까지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했는데,

그 레퍼토리는 유성 시장 다리,



밑 호떡 장사가 됐다가

계란빵 장사가 됐다가 참 이상했다.



그래서 중학교 내내 주워온 아이인 줄 알고

넉넉한 집안에서 나를 대체 왜 기르지?



뭐가 모자라서? 싶었다.

감사합니다 보다는 나를 왜 안 버리지?



그래도 안 버리고 길러줘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했다.



엄마는 그런 내가 썩 귀여웠나 보다,

계속 놀린 걸 보니



그냥 이런 동심의 마인드인 내가 너무 좋다!

나 아니면 누가 내 부모가 다 가짜라고,



고등학교 가서 돈 모아서 진짜 유전자 검사해야지.

이런 생각 안 했을 듯.. 하하

다 감사합니다 :-)



그리고 그가 이혼을 해도 나는 이럴 것이다.

승현아, 상대방 잘못도 아니고.



네 잘못도 아니야~

그냥 진짜 인연이 아니었을 뿐 누구 탓도 아니야,



이제부터 넌 나랑 현재를 시작하면 돼.

라고 나는 너를 위로하고선

누구 편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아픈 거지, 그 고통에 뼈저리게

공감을 못 하는 그런 내가



그래도 누군가의 편에 서서가 아니라

그가 이혼을 해도 난 이해하고 중립을 이어나가는

내 마인드에 참 감사합니다.



정리가 될 때 정리가 되더라도 그 누군가도

사뭇 덜 아프기를, 조금이나마 상처가



다 씻어지기를 서로를 많이 미워하지 않기를,

그렇게 간절히 기도해야겠다.



이 내 마인드에 경외심이 들고,

다 감사합니다.



추운데 난로 켜서 실내 온도를 따습게

할 수 있어서 다 감사합니다.



영하 13도인데, 그래도 나가서

걸어야겠다는 나 감사합니다.



그냥,.. 나 자체로 있을 수 있어서

나로 살 수 있어서 영원히 감사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 끼니

챙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서두르지 않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예전엔 꼭 맞는 걸 보면 시기가 아녀도

난 곧 잘 집착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이럴 때 아님 내가 언제 쉬어?

쉬어가라고 주셨나 봐 이런 시간 너무 좋다!



완벽한 타이밍이 올 거야 곧,

너는 네 삶을 즐기기만 하면 돼.

라고 반듯이 말할 수 있어서 다 감사합니다.



아침 루틴 다 먹은 고구마, 바나나 대신

쌀 떡! 쌀 식빵 대신 킵~

이렇게 유지할 수 있어서 다 감사합니다.



내가 나여서 되게 좋고.

이런 건강한 자아와 그릇을 예술에

쏟을 수 있어서 다 감사합니다~!!



남편이랑 수영장 진짜 가고 싶었는데..

수영은 사실 난 못 하고 개 헤엄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작은 키로 튜브 안에

쏙 빠져서 그 채로 바다로 휩쓸려 나가

진짜 죽을 뻔했다. 아찔했던 경험이다,



수영은 천천히, 내 소울 메이트 만나면

곧 같이 배워야지!



벌써부터 무슨 색 모노키니 입을까? 흐흐흐..

이러는 나, 내 인생을 한참 잘 즐기는 나

웃기고 다 감사합니다 다 :)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