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약속,

- 지금의 나에게.

by 이승현

엄마는 내가 대학교 때 성년의 날,

18k 한 돈이 넘는 금반지를 사주시면서

내게 말씀하셨다.



이웃 아주머니께서 무속인이셨는데,

그분께 내 신점을 기어코 봐온 거다.



승현아, 이 반지

너 무슨 일이 있어도 빼지 마 절대!



나는 그냥 귀찮았다.

무슨 반지야..



이거 그냥 구속 같아

나 이거 그냥 안 끼면 안 돼?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다가오는 것 지치는데..



22살이던 나는 무엇도 모르는 햇 병아리였다.

엄마는 500명 다가올 거 200명만

다가올 거라고 했다.



그렇게 난 반지를 꼈다.

친구들은 귀찮아하는 나에게 그거 그냥 무기 아냐?

너한테 함부로 다가오지 말라고



그랬다 나는,

그 사랑을 너무 늦게 알았고



그 당시 나는 엄마더러,

엄마 요즘에 누가 전생에 조상이 한 약속까지

다 지키고 살아 싫어! 나는 그냥 막 만날래.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왜 나만? 왜 나만..



억울했다.

많이도 울었다.



은태는!! 은태는 되고 나는 왜 안 돼..

싫어 어.. 엄마



아주머니께 신점을 봐온 엄마는 그랬다.

전생이 있다고 조상까지 합의한 인연이란



설명을 했다 내게,

몰라 나 반지 뺄래 안 해..



왜 나만 갖고 그래?

남 연애 혼삿길 다 망치려고



모르겠고 조상이고

나발이고 나 연애할 거야.

엄마 여긴 현생이야.



그랬더니 엄마가 눈을 마주 보고 말했다.

네가 예뻐서 그래.



할머니, 할아버지가 너를 너무 아껴서

아무나 못 만나게 막는 거야.



싫어, 그래도 싫어!

왜 내가 조상이 한 약속을 지켜?

싫어.. 억울해.



나는 울었고 엄마는 엄연히는 한이 서린

너희 둘이 직접 한 약속이라고 신점을 봐오곤

내게 조곤조곤 얘기했다.



나는 기가 막혔다.

전생의 내가 누구였는지 조금씩 기억한대도,



난 싫어.

나 지금 현생 이승현이야,



물러 약속 물러 안 해.

나 평범하게 살 거야.



신점을 봐온 엄마는 절대 못 무른다고 했다.

30대 중반 이후에 결자해지를 하고



내가 그럼 선택 안 하면 된다고,

나는 계속 울었는데 엄마가 신점 내용을



계속 읊는 거다.

네가 먼저 죽었어 그래서..



하늘을 보고 쉽게 말해 기도를 한 거지.

다시 이 사람과 만나게 해달라고.



네가 죽고도 상대방이 아무도 못 품고

너를 또 똑같이 만난다고 한 거야.



나 몰라! 안 들어 그건 전생의 이승현이잖아,

나는 행복하고 싶단 말이야..



엄마는 나를 꼭 안아줬다.

많이 외로울 거야 딱 이 한 마디를 하곤,



30대 중반 이후엔 현생에선

너에게 주도권이 있대.



믿어봐 라면서,

그때 진짜 힘들었는데..



망할 홍연이 뭔지 누굴 만나기만 하면

인연이 똑똑 끊겨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조상 합의 인연?

아 그런 게 있구나, 그럴 수도 있지.



전생의 약속 지키고 싶을 수도 있지.

하면서 그냥 넘긴다.



p.s 그 반지가 아니었으면 조금 더 홀연히

나 외로웠을지도 몰라 엄마 고마워.



홍연이 너무 깊고도 진했다 진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던지 난 그저 행복할게.

이승현 이름 세 글자로서 내내,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