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20260402 목

by 이승현

어릴 적부터 여자로서 나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다.

당연한 건 줄 알았다 애기 땐,



내가 안짱다리로 걸으면 이웃들은

이렇게 말했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 애가 못 쓰겠네.."



흉측하다는 듯이,

내가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엄마는 동생과 나를 늘 비교했다.

나는 어린 시절 통통했고 고기를 좋아했고

동생은 말랐고 입이 짧았다.



여자 애니까 목소리가 크면 안 되고

경박하게 웃으면 안 되고



그리고 여자 애니까 말라야 했다.

왜냐고? 사회적 시선이 그랬다.



나를 사랑한다는 엄마까지,

유치원 때부터 혹은 더 어린 시절부터

상처를 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네 엉덩이는 크고 오리 궁뎅이야!

넌 골반이 넓어, 가슴이 커."



눈물이 차올랐다.

이렇게 태어난 걸 나보고 어쩌라고,



"남자랑 여자는 엄연히 달라.

여자는 가슴이 남자에 비해 튀어나온 게 맞고

신체 구조상 그리고 엉덩이에도

살이 있을 수도 있어 골반도 넓을 수 있고."



하지만 지속적인 평가는 계속됐고

나는 내 몸을 부정했다.



그럴 때마다 지독하게 끔찍한 건

"누나니까, 여자니까, 착하니까, 예쁘니까

네가 한 번만 참아라."



아빠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인간이지만

싫었다 정말로 이해하기.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어떤 남자가 나를 위아래로

훑으며 대박이라고 엄지를 척 올려 보이며



"몸매 대박 좋다!"

라고 한 거다.



나는 속으로 속마음이 왜 있는데,

왜 겉으로 말해라고 했다.



출근 중에 옥수 같은 눈물을

펑펑 그렇게 떨궜다.



엄마에게 말했더니 무슨 옷을 입었기에 했다.

남자친구에게 말했더니 칭찬이야 그거

예민반응하지 마라고 했다.



그때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않아서

나는 또 스스로 부모가 된 양 안아줬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친한 언니랑 찜질방에 갔다.

언니는 그 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승현이와 찜질방에 갔다.

말랐는데 얘가 콜라병 몸매더라,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나올 때 나왔다.

라고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타인이 내 몸에 대해 말하는 게 오래간만으로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내 몸을 부정하지 않는다.



라인이 예쁘다는 말도 운동 뭐 하냐는 말도,

당황스럽지만 다 처음이었다.



나를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예뻐해 주는 사람들 그래서 나는 그저 나로,

살 수 있었다 감사하다.

이미지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