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감정을 떠올려본다.
그날의 감정선을 따라가 본다.
아직도 많이 아프기 때문이다.
그때의 난 기억상실이었는데 그걸 핑계로
내가 아팠으니까 너에게 한 모든 이기적이고
이해 안 가는 행동은 당연한 거야,라는 듯이
기억 상실과 그저 기분 장애 뒤로 그 병을 핑계로
난 숨고 싶진 않다. 너에게 여전히 미안한 건 미안한 거, 그저 고마운 건 고마운 것!
감사한 건 감사한 것.
네가 나를 미워하고 원망한대도 할 수 없고
내가 뻗은 손에 그저 받기 싫대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11년이 대체 무어라 말인가!
1년도 아니고 11년이나 기억을 찾는데 참 오래도
걸린 데다 아직도 텅 빈 기억 안에서 난 울고 또
울고 있다고.
다만 이젠 울고 또 울고, 웃기도 한다고.
조금만 더 일찍 마음을 표현했다면 좋았을 걸.
라는 아쉬움이 든다. 감히 내 마음 편하고자
그러고 보니 그렇다.
전작 달달한 밤 난 별일 없이 산다, 에는
너와의 일을 그저 작품명 짝사랑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신작 전부가 아닌 전부에게, 에는
에필로그에 당신이 무슨 의도이든.라는 말이 있다.
난 당신이 여전히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한다는 뉘앙스의 말과 함께, 진짜 책을 준비하면서도
몰랐던 거다. 난, 나 혼자 짝사랑? 모두들 아니라고 해도 그렇게 믿었고 너의 밑줄 쫙 치고 싶은 그 의도가 훤히 보이지 않았던 건 내 지독한 기억 상실 때문.
이제야 아 그거 사랑이구나. 나만 좋아한 게
아니구나 할 수 있어 감사하달까,
왜 기억이 삭제 됐냐고 왜 하필 나냐고.
악을 쓰고 하늘을 미워한 적이 있다.
내 소중한 걸 왜 앗아가냐고 악다구니 쓰며 울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난 사랑받았고 무진장.
전생이든, 현생이든 한결같은 로맨티시스트인 널 만나 행복했다고. 그래.. 아프지만 그저 감사할 뿐이다. 전생도, 현생도 다 마주할 수 있어 지금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오늘의 감정: 슬픔, 감사함, 아련함.
'누구든 고백을 해야 사귀는 거 아냐?'
내 속마음에 대답이라도 왈칵하듯이,
네가 고백했었구나, 다시 기억을 더듬어 찾는다.
(약속한 것까지 모조리 잃었는데 잊은 나를 가지고
죄책감 가지고 미워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으니.
그러지 않기로 한다.)
현아 내가 네가 고백한 것도 또 기억 못 하면
어떻게 해?
걱정하자 넌 매일매일 다시 말해준다고 했다.
내가 반할만했던 사람, 매일매일 보고 싶었던 사람.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면 키스하고 싶어질 까봐 나답지 않게 꾹 참고 설국열차를 보았다.
그 시절, 넌 그걸 알리 없고.
우리의 지금 관계는 물론 다르지만,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과거의 우리든.
현재의 우리든, 우리의 과거는 아프지만
잘 흘러갔고 또 현재는 소중하며 미래도
아주 감사하다고. 그저 말해주고 싶다.
여전히 넌 내게 소중해. 참 소중한 사람이야
멀리서 응원해,라고.
네가 늘 그랬던 것처럼 난 묵묵히 기다려주는 사람이 되어주겠다고.
그리고 그 시절 난 너를 만나면,
네 얼굴만 봐도 까르르 웃음이 났고 설렜고
심장 떨렸으며 매일매일 집에 가기 싫었다고.
문장 그대로 집에 가기 싫은 데다가 너랑 같이 있고 싶었다고. 근데 아마도 나를 보고 누군가 나랑 함께 있는 게 재밌어서 집에 가기 싫어. 나 집에 안 갈래.
는 할 수 있어도 이 소중한 추억 덕에 나는 먼저
집에 가기 싫다고 말할 일은 더는 없을 것 같다며.
그건 모르겠지? 넌. 내 이상향의 이상향
참 이상적인 사람, 그게 그런 사람이 과연 실존하더라니까? 친구들에게 내가 했던 말,
그게 너였었다고.
그런 너를 참 아프게도 밀어냈었다고 그땐, 참 미안하지만 그땐 나도 방법을 전혀 몰랐다고.
그래도 내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살면서 아무리 힘들고 고돼도 잊지 마!
네가 한 말 그 사랑 다시 되돌려줄게.
넌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야.
너라는 빛을 너의 사랑이 꼭 필요한 곳에
손을 살포시 뻗어줘,
참 이건 비밀인데, 나 하루하루 다시 태어난 듯이
그렇게 살고 있어. 기억 찾고 회복하면서 더더욱.
그리고 나 이 약속은 꼭 지켰어,
누나 제발 우리 죽지 않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자. 꼭 지켰어. 나
오늘 나 열심히 살았다! 고생했오 현.
사랑한다. 고마워,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