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타인의 평가와 소문

by MIN

어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기다가, 우연찮게 근황이 궁금해진 친구가 생겼다. 졸업 후 연락을 안 하던 친구였지만, 대화의 욕구가 오랜 공백기에서 오는 어색함을 앞섰다. 톡을 보냈다. 오랜만이야. 뭐하고 지냈니. 서로의 근황을 전했다.


학창 시절 친구와 수다를 떨면 항상 그렇듯이, 우리는 그때 그 당시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친구가 말하길, 난 진짜 잠밖에 안 잤던 것 같다. 친구 말대로, 수업시간에 그에 대해 기억나는 모습이 자는 게 대부분이었다. 솔직히 그 이유가 궁금하긴 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곧잘 했다고, 다른 친구한테서 얼핏 들은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놓아버린 이유를 어제서야 알게 되었다. 친구가 중학교 때까지 성적을 잘 받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자신이 조금 운이 좋았을 뿐 아니라, 공부량도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자신은 중학교 때와 변함없이 자신이 하던 대로 공부를 해왔는데, 성적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주변의 사람들은 그의 정확한 상황을 알 리가 없었다.


안타깝게도, 친구들과 주위 어른들로부터, 배려 없는 평가질을 당했다. 쟤 고등학교 오더니 변했네. 공부 이제 안 하나 보네. 중학교 때는 하더니 지금은 어렵나 보네. 본인은 정작 바뀐 게 없었는데, 주변의 시선만 변한 것이었다. 이러한 모든 시선과 소문 때문에, 친구는 공부 의욕을 완전히 상실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친구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놓아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물론 공부를 포기한 것은 본인 책임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그렇게 결론을 짓고 지나가 버리기에는, 찝찝했고 너무나 안타까웠다. 나에 대한 평가와 소문은 어른이 된 사람에게도 스트레스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친구한테는 오죽했을까.


나에 대한 타인의 평가. 그중에는 정당한 평가도 있지만, 안타깝게 그렇지 못한 것들도 많다. 사실은 퍼질수록 와전되고 과장되기 마련이다.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동아리에서나, 사람들이 모인 모든 곳에 해당한다. 특히 연예인은 불특정 다수, 대중의 구설수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사실이 왜곡되는 경우가 더욱 흔하다. 너무나 와전되어 더 이상 사실에 기초했다고 할 수 없는, 악성 루머들까지 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한 근거 없는, 정당하지 않은 평가들은 우리를 심적으로 병들게 한다.


나의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왜 나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고, 왜 그것들이 와전되는지 꼭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바로 이 이유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소수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나를 진정으로 아끼지 않는다. 나의 이야기는 그들의 지나가는 이야깃거리에 불과하다. 몇 번 반복되다 보면, 사실과 멀어지고, 나의 상황과 동떨어져 있거나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소문들이 퍼진다. 대중이 연예인을 아끼지 않듯이,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 사람은 내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왜 저렇게 말을 할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스트레스만 쌓인다. 나를 아끼지 않는 사람은, 나의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하며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나에 대한 평가와 소문, 이것이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나를 아껴주고 믿어주는, 내가 아끼고 믿는, 그러한 사람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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