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by 김아인

일년 반만에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 무어라도 운동을 해야겠다 싶었다. 나의 첫 수영은 15년 5월, 초급부터 시작하여 중급반까지 올라갔다가 그 해 말에 여러가지를 핑계로 그만뒀다. 정확히 2년이 지난 17년 5월, 그 수영장 그 시간대 그대로 선택해 신청했다. 그 때 날 가르쳤던 선생님들은 아직 있을까? 나와 같은 반에서 수영하던 분들은? 여러가지 의문들로 기대가 됐다.

다시 이 수영장을 선택한 것은 다른것보다 여성발전센터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여성회원들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생리쿠폰 등의 혜택이 있고, 시설도 깔끔하다. 내가 다니는 시간대의 학생들도 모두 여성이다. 물론 남성 회원들을 위한 시간대도 존재한다. 이러한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깨닫고 나서 더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중급반의 경력이 있지만, 오랫동안 쉬느라 흐트러져 있을 자세와 체력을 차근차근 바로잡고 싶어서 초급반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의 수영강습에서 나는 역시나 쉽게 지쳤고,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렇게 자세를 고쳐나가고 있을 즈음, 다섯번째 강습때인가, 선생님이 내게 '가르쳐준대로 자세를 바로바로 바꾼다'며 칭찬해주셨다. 그 말이 정말 기뻤다. 그 말은 '어디에서도 당신은 바른 자세로 고칠 준비가 되어있군요'라고 하는 것 처럼 들렸다.


수영을 다니면서 인상깊에 본 두 가지의 깨달음이 있다. 하나는 기본(기)의 중요함이다. 수영의 가장 중요한 기본(기)는 발차기이다. 발차기가 제대로 뒷받침 되어야 앞으로 나아가고, 자세도 바르게 고치게 된다. 내 수영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수영모습을 슬쩍 보게 되는데, 제대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자세가 흐트러진 사람들은 주로 발차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발차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지 않아 조급해지면서 팔돌리기도, 호흡도 모두 엉망진창이 된다.

다른 하나는 꾸준함의 중요성이다. 일년 반만에 가는 수영장에서,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것은 그 때에 계셨던 분들이 지금도 다니고 계실까 하는 것이었다. 쑥스러워 먼저 인사는 못건네겠지만, 있다면 혼자라도 반가울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로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해서 적어도 세 분 이상이 있었고, 심지어 그 중 한 분은 나와 같이 초급반에서 시작하셨던 분이었다. 지금은 고급반에 계셨다. 그런 분들을 보며, '저 분들은 뭘 해도 꾸준히 잘 하실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한 사람이 어떤 분야에서 보여주는 습관이나 성격은 가끔씩 그 사람에 대한 평가의 척도가 되곤한다. 예를 들어 '넌 뭘해도 잘할거야'라는 것은, 이미 한 분야에서 그 사람이 보여준 태도나 자세, 성격등을 바탕으로 내려진 평가일 것이다. 내가 수영을 하면서 깨달았던 중요한 것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기본을 충실히 닦으면서 꾸준히 할 것. 이것만 지킬 수 있다면, 어느 분야에서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곧 나는 아마도 중급반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것을 대비해서 수업이 없는 날에도 수영장을 가고있다. 왜냐하면, 중급반은 첫 10분동안 쉬지않고 자유형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굉장히 힘든일이다. 기본적인 체력이나 요령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10분 동안의 자유형, 지금은 그 목표를 위해 발차기를 열심히, 빠지지 말고 꾸준하게, 자세를 바르게 하고 체력 기르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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