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활동을 멈출 수 있는 건 잠과 죽음뿐이다
죽지 않았다면 움직이는 게 좋다. 또한 잠을 청해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아주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 인간은 멈춰 있을수록 불안해지고, 불안이 가중되면 불행하다고 느낀다. 반대로 신체 또한 불행할수록 불안이 증폭되고, 그런 상태의 인간은 움직이길 포기하고 침대 안에서 소중한 시간을 죽인다. 사실 이러한 행동은 자살과 다름없다. 죽음을 대가로 대출받은 시간을 의미 없이 지속적으로 사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우리의 목숨과 같기에, 스스로 자결한다고 볼 수 있다.
불행한 감정과 불안한 느낌은 우리가 조절하기 어렵다.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스스로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행동하면 달라진다. 숨이 차는 달리기를 할 때와 무거운 무게로 근력운동을 할 때 우리는 대체로 불행하지 않다. 그저 힘들 뿐이다. 불필요한 불안증을 해소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그 규칙이 강박증 환자처럼 매주 5일 매 시간 정확하게 할 필요도 없다. 몸의 상태가 좋으면 주 5일을 운동하되, 피곤하면 하루쯤은 쉬어도 된다. 물론 그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사흘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회복 속도에 따라 주에 얼마나 할지를 정한 후에 최대치와, 최소치를 설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한 모든 방법론적인 영상이나 글을 멀리하고 일단 움직이는 게 선행이 되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의 효과는 마법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의 신체는 3 ~ 6개월 정도면 변모하지만, 정신 상태는 최소 일 년 이상은 해야 변화에 대한 실감을 할 수 있다. 평생을 자리 잡은 안 좋은 습관을 밀어내고, 좋은 습관으로 대체하는데 1년이라는 시간은 길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습관에 정착하기만 하면 그 어떤 것 보다 우리를 불행의 반대편으로 인도한다.
스스로 고통을 찾아 경험하고, 그것을 이겨내는 사람은 점점 더 강해진다. 인생을 항상 탄탄대로일 수 없다. 인간은 움직이며 경험할수록 시련이 찾아오고 그것을 견뎌낼수록 불행이 멀어진다. 역설적이게 불행에 가까운 행동을 직접 함으로써 오히려 작은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인식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불행을 밀어낸다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행복을 좇기보다는 항상 불행을 멀리 해야 한다는 생각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 인생은 늘 시련의 연속이고 행복만을 찾는다면 그 시험에서 도망치고 패배의 늪으로 빠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을 감지하고 그것은 인정하는 태도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강구할 때 뇌는 활발히 움직이고 우리의 신체는 활동 욕구에 휩싸인다. 그러한 상황들을 여러 번 겪은 인간은 마침내 덜 불행해지게 되는 것이다. 현 상황이 너무도 힘들고 불행하다면 오히려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