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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권 Dec 06. 2024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람

타인은 남이다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람


유독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람은 자기의 잘못도 타인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잘못한 일은 합리화하며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 정당성에 과하게 집착하는데, 독재자의 생각과 닮아있다. 어떤 뜻을 위해서라면, 불법도 과감하게 이행한다. 그게 사회적으로 지탄당해도, 잠식당한 정신을 회복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광기에 물들었기 때문이다.

 

글 박진권  



   

타인은 남이다

무리에 속해있다고 같은 편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학교, 직장, 단체 등은 장소를 공유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곳이지 무조건 합일하는 게 아니다. 공산주의처럼 하나의 뜻만 바라보며 향하는 건 위험하다. 개인의 생각이 사라지고, 주체성을 상실한 채 집단의 뜻을 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집단은 무수히 많은 사람의 뜻으로 유지되는 게 아니다.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을 예로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집단은 소수의 생각으로 움직인다. 그 악마 같은 소수의 선동에 다수가 농락당하는 것이다.


집단의 잘못은 수장이 해결책을 제시하고, 책임져야 하지만 일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보통 집단의 대표는 뒤로 빠지고, 적당한 대타를 내세운다. 뒤로 빠진 수장이 본인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대타를 병풍 앞에 눕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집단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유형은 바로 타인에게 의존하고 자아를 상실한 사람이다. 아무리 집단에 속해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심지는 굳건해야 한다. 집단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데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같이 휩쓸리는 것처럼 멍청한 행동은 없다. 자기가 어떤 뜻으로 단체에 속해있는지 매번 상기하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부패한 인간이 즐비한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결국 본인에게도 악취가 나기 마련이다. 초기의 뜻을 상실한 집단엔 결국 광기만 남는다.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결국 당신도 미치게 될 것이다.


집단은 개인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다. 결국 자기가 나아갈 방향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그 길에 집단은 수단이 될 뿐이다. 집단이 목적인 사람과 수단인 사람의 가치관은 같을 수 없지만, 같은 공간에 속할 수는 있다. 그렇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집단이 목적인 인간은 본인의 위치 보존과 다수를 조종하는 데 의의를 둔다. 집단의 상위에 속한 인간은 개인에게 일말의 연민도 없다. 그들을 따르기만 한다면. 절대로 자아의 숭고한 뜻을 이룩할 수 없다. 그저 그들의 노예로서 희생되고, 부품으로서 마모될 뿐이다.


집단은 당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당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타인의 견해에 너무 지나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망상이다. 이러한 망상은 우리의 본성에 뿌리박고 있거나 사회와 문명의 여파로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러한 망상은 우리의 행위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행복에 해로운 작용을 한다.
자연스러운 순서를 뒤집어 타인의 견해를 자기 존재의 현실적인 한 부분으로 보는 반면, 자신에게 직접 존재하는 것을 단순히 관념적인 한 부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파생된 것, 부차적인 것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러한 본질 자체보다 타인의 머릿속에 있는 본질의 영상에 더욱 관심을 쏟는다. 우리는 이처럼 직접적으로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러한 것으로 평가하는 이 같은 어리석음을 허영이라 불러왔는데, 이는 이러한 노력의 무의미함과 실속 없음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허영이란 탐욕과 마찬가지로 수단 때문에 목적을 망각하는 것에 속한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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