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사람의 연애

내향인의 사랑

by 박진권

고독한 사람의

연애


내성적임과 동시에 내향적인 사람은 연애하기가 쉽지 않다. 보편적으로 먼저 마음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에서 오는 극심한 체력 소모를 견디지 못한다. 연애의 필수 조건은 타인을 만나는 것인데, 그들은 타인을 만나지 않기에 조건 성립이 어렵다. 또한 내향적이기에 연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그 마음을 본인에게만 향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고독을 선호하고, 만남을 지양한다. 홀로 오랜 시간을 보내다 결국 더 깊은 굴로 들어간다. 일말의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은 채로.


박진권




내향인의 사랑

애초에 사람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먼저 연락하지 않고, 흥미를 보이는 일도 드물다. 내향인과 단둘이 만난다고 해서 사랑이 싹튼다거나 그런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과 연애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전사처럼 끊임없이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사람들이다. 물론, 전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쨌든 내향인도 취향은 있어서, 호감을 주었을 때 반감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 내향인은 타인에 의존하지 않는다. 굳이 주변에 사람이 필요 없다. 연인도 마찬가지다.


내향인은 상당히 계산적이다. 연애를 했을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소모적인 관계를 극도로 지양하기에, 연애는 말할 것도 없다. 지인을 만드는 일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혼자여도 차고 넘칠 만큼 충분한데, 굳이 둘이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과 오랫동안 만나고, 결혼까지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진취적이다. 심지어 상대를 파악하는 것에 특화되어 있기도 하다. 오랫동안 혼자였던 사람은 반사적으로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예민함의 임계치도 낮아진다. 어떤 부분이 내향인의 역린인지 파악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들과 오랜 시간 만남을 지속할 수 있다. 굳이 그런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것에 대해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내향인은 연애를 못하는 게 아니다. 하지 않는 것이다.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확실하게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당신의 손을 맞잡고 있다면, 그만큼 대단히 소중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랫동안 집에만 있다 보면 우리 몸이 외부의 영향에 민감해져서 찬바람을 조금만 맞아도 쉽게 병이 드는 것처럼, 오랫동안 계속된 은둔과 고독 때문에 마음이 민감해져 별것 아닌 일이나 말, 어쩌면 단순한 표정에도 불안해지고 모욕을 느끼거나 마음 상하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에 늘 시끌벅적하게 사는 사람은 그런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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