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라 Jul 10. 2017

D-0 4월 16일. 출국일


  출국날이 되면 소풍 전날의 아이처럼 설레일까? 어떤 기분일까? 여러 번 출국과 입국을 반복했지만 그 때마다 기분은 다르다. 이번 여행의 경우 하나의 설레임 없이 마음은 건조하기만 하다. 직장일을 마치고 여행을 떠났을때는 신남, 설렘 그 자체였다. 힘들었던 일이 끝났다는 그 자체만으로 기분이 들떳었다. 내근 일이 답답하여 떠남을 기다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을 하지도 않았고, 남미 귀국 후 그냥 무료하게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 무료함의 관성이 이어져 공항에서도 딱히 흥이 나지 않았다.     


  3시 편 에어차이나 항공을 타고 현지시각 6시쯤 청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바라본 청두는 회색도시다. 한국도 미세먼지가 장난 아닌데 여긴 더 심각하다. 베이징보다 북서쪽이라 청정한 공기일 줄 알았는데 역시 대도시는 어쩔 수 없나보다. 청두 에어텔에서 하루를 묶고 다음날 아침 카트만두로 들어간다. 문제는 에어텔 가는 걸 넘 쉽게 생각했다. 이미 베이징 환승호텔에서 2번 정도 묶어본 적이 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베이징의 경우 공항 로비로 나오면 에어차이나 창구에서 문의하면 나를 픽업해온다. 그러나 청두의 경우... 에어차이나 창구가 없었다! 전화로 알아봤을 땐 3층에 가면 있다고 했으나.. 있기는 개뿔, 아무것도 없다. 이리저리 해매다 마음이 초초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공항 노숙하는거 아냐?’ 에라 정 안되면 호텔주소는 알고 있으니 택시타고 가자는 마음을 먹었다. 돈이 지출되긴 하겠지만... 돈 보다 스트레스 안 받는게 중요하기에 몇 푼 정도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계속 찾다가 에어차이나 체크인 카운터에 가서 물어봤다. 직원 왈 “저기 전화가 있는데 가서 전화하면 직원이 널 픽업하러 올거야.” 다행히 공중전화는 무료이고 호텔로 전화를 했지만... 의사소통이 될 리가 없었다. 첫날부터 잘 안풀린다. 마지막으로 2층의 안내 카운터 직원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혹시 에어차이나 환승 호텔 어떻게 가는지 아세요?” 정말 고맙게도 그 직원이 호텔로 직접 전화를 해서 나를 픽업할 수 있었다. 지난 중국 여행 때도 그랬지만 친절한 현지인을 종종 만난다. 그녀 덕분에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중국 환승호텔의 묘미는 밖에 나와 중국 요리에 맥주 한잔 마시는 일이다. 호텔 바로 앞에 포장마차 같은 식당들이 있다. 꼬치 8개와 맥주 2병을 마셨다. 근데 호텔 앞이라 물가는 좀 비싼 듯. 꼬치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대략 5위안 정도 했다. 칭다오에서 꼬치를 먹었을 땐 2위안이었는데 돈에 개의치 않고 처묵처묵 벌컥벌컥 먹으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작가의 이전글 41 Daily life of trekker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