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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애리 Jun 09. 2016

아침식사를 위한 오트밀과 과일

아침의 활기와 든든함을 위한 밀프렙(Meal Prep.)

아침식사는 먹으면 보약이라고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굶거나 허기만 채울 수있는 것으로 '때우고' 있는 것은 참으로 슬프다. 나는 살면서 아침을 거른 적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에 늦잠을 꽤 자다보니 식사를 거르고 출근하는 일이 잦았다. 맛있게, 그리고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하면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아침 식사가 나에게 가장 필요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오트밀과 과일, 달걀 스크램블과 홍차 한 잔이다.



오트밀이라는 음식을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것이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비밀의 정원>이다. 인도에서 부모님을 잃은 소녀 메리 레녹스가 영국 황무지 한가운데 서 있는 고모부의 저택으로 오게 된 첫 날 아침에 나온 아침식사가 바로 오트밀죽(Oatmeal Porridge)이다. 오트밀죽을 먹기 싫어하는 메리에게 하녀 마싸는 (사투리를 섞어가며 맛깔나게) 오트밀죽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냐며 자기 남동생  디콘이라면 이 오트밀죽을 싹싹 긁어먹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며칠 뒤 정원에서 뛰어놀기 시작하던 메리는 어느 날 아침에 너무 배가 고파진 나머지 밀어뒀던 오트밀죽을 전부 다 먹어 버린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늘 따끈하고 고소한 오트밀죽이 먹고 싶어진다. 마치 오트밀을 한 스푼 떠먹는 순간, 맑고 건조한 하늘 아래에서 바람을 맞으며 자란 신선한 귀리가 내 몸 속에 들어와서 황금빛 생명을 혈관 구석구석 퍼지게 할 것같은 느낌. 황무지의 바람을 맞으며 조금씩 식욕과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는 메리가 되는 것 같은느낌.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홍차물을 끓인다. 그리고 만들어놓은 오트밀을 냉장고에서 꺼내 너무 차갑지 않게 먹기 위해 전자렌지에 1분 가량 돌린다. 그동안 세수를 하고 나와서는 과일박스를 하나 꺼내놓고 홍차를 만들고, 달걀 스크램블을 해서 먹는다. 이렇게 하는데에는 단 10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곡물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있는 부드러운 오트밀을 곁들인 이 식사는 입맛없는 아침 위장을 든든히 채워준다.




하룻밤동안 불린 오트밀(Overnight Oatmeal)


재료

깨끗한 유리병 5개-오트밀용

오트밀

우유(혹은 두유)

냉동 블루베리

호두


레시피

1. 깨끗한 유리병 5개에 끓는 물을 부어서 소독해서 말린다.

2. 유리병에 오트밀을 40~50g 가량 담는다.

3. 오트밀 위에 냉동 블루베리를 두 스푼 정도 올리고, 그 위에 적당히 부순 호두를 올린다.

4. 우유를 오트밀이 잠길 정도로 부어놓는다.


올리브를 좋아하다보니 평소에 '마리오 올리브' 병이 집에 쌓여있는데, 이 병이야 말로 오트밀 병을 만들어놓기에 딱 알맞은 크기라는 걸 발견했다. 플라스틱 용기에 해도 괜찮겠지만, 나는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먹을 예정이라 일부러 유리병을 택했다.


오트밀의 양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과일과 달걀 스크램블을 함께 먹기 때문에 이 정도 양이 적절한 듯 했다. 커피를 끊은 뒤 커피 계량에 쓰는 7g짜리 스푼이 있어서 그걸 오트밀 퍼는 데 이용을 하는데, 대강 40~50g가량 계량을 해서 담는다.


나는 오트밀 병 5개 가운데 2개는 냉장고에 나머지 3개는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그중 하나에 전날 우유를 부어 냉장고에 넣어놓고 다음날 꺼내 데워먹는 방식을 이용했다. 혹시나 냉동블루베리가 녹은 채로 5일을 버티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고, 5개 병 전부에 우유를 부어놨다가 세균이 지나치게 번식하지 않을까 하는우려도 있어서였다.  


*아침에 시간이 없다면, 우유를 조금 더 넣어서 갈아 먹어도 맛있다.



과일박스


재료

작은 플라스틱 용기 5개

사과 3개(사실 여러가지 과일을 섞어도 맛있다)

꿀 한스푼

레몬1개


레시피

1. 커다란 보울에 꿀 한스푼과 레몬 1개의 즙을 짜서 잘 섞어 놓는다.

2. 사과 3개의 껍질을 벗겨서 한입 크기로 썰어놓는다.

3. 썰어놓은 사과를 1번의 보울에 잘 버무려, 플라스틱 용기 5개에 나눠 담는다.


나는 과일 가운데 아침에 가장 먹고 싶은것이 바로 사과이다. 소화도 잘되고 입맛도 돋워주니까 좋은데, 사과의 단점이란 (요리가 하기 싫은 사람에겐 더더욱) 아침에 껍질을 깎는 게 귀찮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과를 미리 깎아놓으면 갈변하니, 학교 실과 시간에 배웠던 대로 설탕물에 잠시 담궈두거나 이렇게 레몬과 꿀에 버무리는 수 밖에.


내 생각에 설탕물은 지나치게 달고, 레몬즙만 쓸 경우에는 지나치게 시다. 레몬즙과 꿀을 써서 버무리면 사과의 새콤달콤한 맛이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아 좋다.



+무슨 조화인지 지난 주부터 이 글의 조회수가 확 늘어서 10,000회를 훌쩍 넘겼네요. 오트밀 식단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아져서 그런듯 하여, 오트밀로 만드는 다른 레시피도 올립니다.


"주말을 위한 오트밀 팬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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