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너무 열심히 해.
내가?
응. 좀 지겨워.
열심히 하는 게 나쁜 거야?
그건 아닌데, 난 착한 애들이 싫어.
열심히 하는 거랑 착한 게 닮았어?
안 닮았지.
그럼 뭐가 싫은 건데?
그게 꼭 있어야 해?
어제는 내 마음에서 대부분을 빼고 남은 걸로 실내 풍경을 그렸어.
꽤 정교했어. 적어도 그렇게 보이기는 했지.
그리고 내일은 오늘 쓴 색들의 보색으로 그림을 그릴 거야.
그게 이어지는 거야, 아니면 완전히 끊긴 거야?
둘 다 아니야.
그럼 뭐야?
그냥, 굳이 연결하지 않는 쪽.
너랑 나도 그런 거 같아.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로 계속 이어지는 거.
그만해. 그런 말은 재미없어.
알겠어. 진정할게.
어차피 화를 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잖아.
오늘은 해가 지면 보라매공원에 갈 거야.
사람들은 한쪽으로 몰려서 걷고 있겠지.
나는 반대로 걸을 거고.
굳이 그래야 할 이유는 없는데,
그렇다고 안 그럴 이유도 없어.
분수쇼가 시작되면 음악이 나오겠지.
누군가는 그걸 듣고 감동받을 거야.
그건 잘 모르겠고.
아, 그리고 하나 더.
거기 맥주가 금지래.
그래서 더 가보고 싶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