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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drawing Dec 16. 2020

눈썹에 서리가 내려앉는다


<눈썹에 서리가 내려앉는다>


눈썹 끝에 언 서리를 손톱으로 털어낸다. 

작은 얼음 방울들이 공기중에 잘게 흩어진다. 

녹록치 않은 겨울이다. 


작은 서랍에서 올해를 다짐하며 썼던 글을 꺼내어 본다. 

빼곡히 쓰여있던 글씨조각들이 얼음처럼 차갑다. 

나의 온기는 어디로 갔을까. 


하얗게 언 글씨들이 내 눈썹 끝에 날카롭게 박힌다. 

바람에 부들부들 떨린다. 

서리인줄 알았건만 

가만히 버티던 나의 올해였다. 


나는 마찬가지로 손끝으로 털어낸다. 

말끔히 털어내고 또렷한 겨울을 본다. 

털어내야 봄이온다. 

나의 온기로 털어내어 봄을 맞이하는 것.

그것이 나의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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