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첫인상 그리기

by sol dra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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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별자리가 떠있는 하늘을 그려보았다.

살면서 무수히 많은 별을 보았지만, 내 기억에 가장 또렷했던 별을 본것은 북극성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때였을 것 같다. 당시 담력훈련 차원에서(그땐 왜그렇게 담력훈련을 했었는지..^^)

깊은 밤에 같은 반 친구들끼리 모두 모여 줄을 서고 선생님 뒤를 따라 마을 한바퀴를 돌아다녔다. 가로등도 없었던 아주 외지고 어두은 길을 두줄로 서서 모두 조용히 숨을 죽이고 젊은 여자였던 담임 선생님 뒤를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선생님도 꽤 무서웠을 것 같다.


그렇게 언덕을 하나 넘어 논밭사이를 걸어가고 있을 때쯤, 나의 앞줄에서 묵묵히 걷던 친구에게 방향을 의지한채 나는 무심코 아주 컴컴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암흙의 세계에서 또렷한 별 몇개를 보았다. 주걱모양을 띄고 있었다. 그것이 북극성인지도 모르고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게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주위친구들에게 슬그머니 전달하기 시작했다.


"얘들아, 별이야 별."


친구들은 하나 둘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고, 나의 앞뒤에서 줄서서 가는 친구들은 도미노처럼 고개를 들어 올려 별을 보았다. 아무도 그 별자리가 무엇인지 몰랐다. 유난히 눈에 띄고 반짝이는 별 몇개를 모두 암묵적으로 보고있었을 것이다. 북극성 말고도 하늘에는 별이 가득했으니 말이다. 작은 은하수를 모두 가져다 놓은 것만 같은 별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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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방향을 틀어 왼쪽으로 가면, 우리 모두 줄을 맞춰 왼쪽으로 걸음을 돌려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러면 하늘의 은하수도 왼쪽방향으로 틀어지며 별의 세계가 움직였다. 마치 가장 좋은 각도에서 자기를 볼 수 있도록 계속 우리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친구들과 서로 말없이 별을 올려다 보았던 순간들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나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유독 눈에 들어온 별 몇개가 북극성이었다는 것은 성장하면서 알게되었다. 별 7개로 이루어진 바구니모양의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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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북극성을 생각하면, 초등학교 시절 깊은 어둠속에서 논밭 사잇길을 걷다가 올려다 보았던 광활하고 투명했던 별 하늘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내가 성장하면서 계속 간직해온 나의 소중한 기억이 북극성이라는 단어의 이미지에 찰싹 달라붙게된 것이다. 북극성을 이야기하거나 생각할때는 자동으로 초등학교 시절 본 밤하늘의 경험이 자석처럼 따라온다. 그래서 내게 북극성은 굉장히 마음이 아릿한 기분 좋은 단어이다.


그리고 이 북극성이 담아 밤하늘을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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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그릴때 특히 별 뿌리기 작업을 좋아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에 물감을 이용하여 별을 뿌리면 하늘에 하나의 세계가 생기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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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색과 오렌지색의 조합에 투명한 은하수 속 북극성을 그려보았다.

이 그림을 그리며 나는 또 초등학교 시절에 보았던 은하수와 북극성을 생각했다. 그 기억이 아름답고 소중하기 때문에 나는 별그림을 그릴때도 행복하다. 내가 보았던 북극성의 섬세한 불빛을 똑같이 그림에 담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은하수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순간을 아주 조금이라도 그림에 실현하기 위해 밤하늘을 그릴땐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그 노력이 내게는 참 즐겁다.


별에 대한 소중한 첫인상을 지금까지 담당해준

그시절 내가 보았던,

그리고 내게 나타나 주었던 북극성에게 참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언제 다시 그렇게 또렷하고 맑은 밤하늘 속 별세계를 또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 내가 살아가는 한 가장 오래도록 기분좋게 기억할 별의 첫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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