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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Oct 13. 2018

아이를 닮은 부겐빌레아

가끔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집에 돌아오는 때가 있다. 바깥의 철문을 열기위해 손잡이를 돌리는 그 잠깐의 찰나, 우리집 테라스로 눈길을 돌리면 다홍빛 부겐빌레아가 손짓하고 있다.


녀석의 키는 겨우 1m정도라 각각의 꽃들이 테라스 난간에 올려져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나를 쳐다보느라 손을 난간에 대고 얼굴을 쭉 내민 아이와 같은 모습이랄까. 지난 이사때 멀쭉 큰 키를 가만두기 않고 중심가지를 쳐냈는데 지금에서 보니 잘한 선택이 되었다. 좌우로 난 여러 개의 가지가 또한 건강한 수형을 만들어냈다.


일반적인 자주색이 아닌 흔치 않는 색을 지녔는데, 자세히 보면 색만 아니라 잎도 일반적인 부겐빌레아에 비해 넓은 편이다. 건조에 더 예민해서 물주기를 좀만 게을리해도 잎을 쭉 늘어뜨린다. 뾰루퉁 삐친 아이처럼.


나의 부겐빌레아는 여러모로 아이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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