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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진 Jul 10. 2021

매일이 부지런한 희망





밤이 지나는 동안 우리 모두가 붙잡고 있던 목소리는 무너지는 듯한 희망이었다.

흩어지고 열리고 닫히더니 까마득해지는 안녕이었다가, 

그것은 다시 한숨이었다가 이따금 안녕으로 되풀이되던 오르골이다. 

다가오다 흘러가는, 희미한 허공으로부터 무너지는 이야기다.

바람이 지나가다가 깃발 꼭대기에 걸려들었을 때, 손바닥 안에 소리를 가득 주운 소년이 온다. 

소년은 자신의 작은 주먹 안에 오르골을 꼭 쥐었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아무것도 잡지 못하는 소리가 사이에 낀다. 

해가 뜨면 깃발을 올리는 소년이 오고, 

어디론가 갔다가 땅별이 바닥에 드문드문 뜨기 시작하면 다시 돌아온다. 

바람꽃처럼 엷게 퍼지는 사람의 마음을 접듯 하루의 소리를 모아 깃대에 꽁꽁 동여맨 후 집으로 간다. 

그림자 뒤로 도망치지 않을 용기가 남겨지고 그것은 곧 다시 멀리 간다. 

우리 한가운데 멈춘 소년의 등줄기가 땀으로 젖어 흐른다. 

희망은 무너지지 않고 흐르다 그대로 가득히 남았다. 다음날이 된다. 

소년은 어제처럼 다시 왔고, 남아있는 희망을 가득 주워 모아 곱게 싼 후 깃대에 함께 묶는다.

가장 높은 곳으로 있는 힘껏 당겨 올린다. 작은 손바닥에 선명한 자국이 인다. 

자국 사이사이 맺힌 것은 희망의 소리다. 그리고 이것은 소년의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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