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은 Nov 05. 2017

환절기

꿈으로 피는 꽃

환절기

가을과 겨울 사이
이름 없는 계절이며
가진 것 없는 몸이
두려움을 느끼는 시간.

더운 날들은 가야 하고
살갗을 에이는 바람을 기다려
견디어야 하는 것처럼

물 흐르듯 바람이
세상을 가로지르면
살아남은 것들 만이
겨울과 봄 사이
새싹이 돋는 계절을
다시 만나게 된다.

봄이거나 겨울에 가까운
사람이 만든 새로운 계절로부터

더 차갑거나 더 뜨거운 것이
목젖을 가로 누르면

산다는 건
가진 것을 더 푸르게
더 사랑하는 것임을...

생명의 전환점 같은 계절이
또 지나간다.

“세상을 살아온 날 들이 꽤 쌓여 왔음에도 정적처럼 찾아오는 허전함과 쓸쓸함은 환절기로부터 오는 것일까?

문득 다음 계절을 가다리며 견디어 내는 것이 인생인 걸까. 가족이 있고, 일할 자리와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나는 행복한 사람인 것이구나 치부해보지만, 고해의 바다에서 가꾸고, 사랑하고, 나누어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꿈을 꾸는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새삼 가슴에 새겨 본다.

산다는 것은 환절기 같은 어쩌면 봄이거나 가을인 생명의 전환기를 알아 간다는 것일까. “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 아래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