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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은 Dec 17. 2020

나무가 된 바람에게 0

꿈으로 피는 꽃

나무가 된 바람에게

나무가 부르는 소리에
나무 그늘 아래에서 머물던 바람은

나무의 꽃에서 씨앗이 되어 뿌리를 내렸고
바람이었던 시간보다 더 길게
큰 나무 옆에 머물렀다.

큰 나무 옆 작은 자리에 뿌리를 내린 바람은
오랜 된 큰 나무가 흙으로 돌아가자
슬퍼할 사이도 없이 큰 나무에 동화되어
뒤이어 올 어린 바람이 쉬어 갈 여린 가지를 만들고
그 자리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되길 바라며
비와 눈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어느새 나무인 것이 당연해진 바람은
아직도 자유롭고 싶은 새 바람이
쉬 나무 위에서 쉬어가도록

더 많은 가지를 펼쳐며
바람이었던 시절을 기억하고
나무가 된 것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서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야 할 때를 맞이 하고서부터인 것 같다. 가족을 더불어 돌보아 줄 버팀목이 사라지고 나서야 내가 지켜내야 하는 소중한 것들인 가족의 의미를 더 깊이 깨닫게 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사랑하고, 가꾸고, 세상을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걸,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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