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24. 사소한 것들로부터 온(1)

중년으로 사는 연습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24(1)

사소한 것들로부터 온


귀 기울이면 들을 수 있는

바람 부는 소리 뒤로

따라오는 낙엽 구르는 소리


눈 녹는 소리 그치면

들을 수 있는

꽃망울 터지는 소리


사소 하지만 행복한

귀 기울이면 들을 수 있는

것들이 우리에게 있었다.


가슴으로 듣는

사소한 신비로움 속

입꼬리 가득 번지는 미소와


일그르진 생태계 속으로 보이는

눈망울 차오르는 슬픔이


사람살이로 부터오는

가슴을 헤치게 하는 분노가

사는 것의 무게로 다가오지만


사소하고도 어려운 신비로운 일들은

게으름과 사치를 걷어내는 것으로


즐거움이나 행복이 되는 순간과

조우하게 하고


세상살이 중 가장 흔하고도

신비한 것들의 가치를

알아보게 하는 것으로

인생 하나의 선을 걷게 한다.


"마음을 단정히 하라는 말을 수십 년 들으며 살아왔지만 그 의미가 몸으로 와닿아 마음으로 들어앉기까지 중년을 지나고도 한참 후 일 것이라는 추측이 되는 나이가 되었다. 생각의 정돈이 마음의 단정함으로 올 것이라는 당연한 결론을 알고 있기에 몸은 아직도 이성보다는 감성에 휘둘리며 세상을 헤매고 있다. 고통 속에서도 유연한 단단함이 마음에 채워지도록 몸을 단련하다 보면 어느 새로운 교차점을 볼 수 있을까? 바르게 사는 것으로부터 중년이 지켜지고, 세상살이의 버거움도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다면, 인생이 참 쉬워질 일이지만, 여전히 세상살이는 만만 하지가 않다. “

사진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