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32. 시간의 그릇

중년으로 사는 연습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32

시간의 그릇


시간의 흔적을 걸러내다 보면

아직도 인정하지 못하는

아쉽고 슬픈 것들이 먼저 오고


생활의 습관들이 남긴

행복한 기억들이

한 귀퉁이를 차지하면


시간의 그릇 속에는

세상과 동행하며 생겨난

가볍고 부족한 것과

모나고 거친 것들 사이사이로

포근한 느낌이 채워졌고


생활 중에 생긴 흉터가

희미해 지길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오기 마련이었다.


한가로이 소통하듯

기억해야 하는 시간과

잊지 않기 위하여

꼼꼼히 새겨야 하는

시간들 사이에서


모으고 흘려보내는 유연함으로

세상을 살아내다 보면


시간의 그릇 속에는

기다림을 위한 여유와

부족함을 메울 열망이

시간 속에 또 다른

여유공간을 만들어내었고


생활의 흉터는 그 공간 속에서

세월과 함께 잊혀져간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 인생은 무엇인가를 모으면서 살아가는 일이어서 세상의 문이 열리고, 시간을 따라 성장하며, 사랑하고, 좌절하고, 또 잃어가는 것을 반복하여, 인생의 시간을 채우게 된다. 그리고 그 옆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살게 한 사람들이 예전부터 있어 그로 인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이라는 걸 알게 하였고, 이제는 시간의 그릇 중 남겨진 곳에 준비된 의미 있는 것을 담아 가꾸고 기다려야 하는 때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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