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아버렸다.
너를 데려다 주고 난 뒤 네 방의 불이 꺼지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왔던 날들이 생각이 난다
가로등 밑에서 한없이 네 방 창문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오늘 하루가 너에게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 평범한 날이길 내일 하루는 내가 네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는 특별한 날이길 온종일 너를 위해 하루를 보낸 내가 온종일 너를 위해 기도한 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그렇게 너는 내 마음으로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지냈던 모든 날이 생각이 난다.
보고싶다고 말하면 언제든 볼 수 있었던 우리였는데 그랬는데, 그 창의 불은 언젠가부터 꺼진 채로 다시는 켜지지 않았다. 내가 지켜주던 너의 밤은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불 꺼진 가로등 아래 텅 빈 방을 바라보는 나만 홀로 남아버렸다. 우리가 아닌 나만 홀로 남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