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소 아주 가소
봄처럼 따뜻하고 온화했던 당신이 한겨울보다 더 차가운 표정으로 우는 날 두고 돌아섰을 때 마음속으로는 수백 번이고 돌아서지 말아 달라고 당신 붙잡았지만 입 밖으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게 오히려 다행인듯싶어요.
나를 만나며 당신, 남모르게 아팠던 시간이 더 많았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나 모르게 받은 벌이 꽤 많았겠어요 당신이, 저를 사랑해서 받은 벌이 그 지독한 외로움이었으니 이제는 제가 더 아파야겠지요. 당신이 벌을 받고 있는 동안 나는 사랑에 겨워 행복했으니까요.
돌아선 당신은 이제 더없이 행복하세요. 누구보다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과가 아주 많이 늦었습니다. 이제야 알게 된 모든 것들 말입니다. 정말 미안했어요. 진심으로 미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