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는 내내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네 입에 들어가는 것을 더 신경 썼다. 네가 좋아하는 반찬이 무엇인지 국이 짜지는 않은지 혹시 물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조용히 수저를 놀리면서도 내 신경은 온통 너에게 가 있었다.
네가 반찬을 집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가던 시선과 물을 마시려다 잔이 비어 있으면 재빨리 채워주려던 손,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도 나는 계속 너를 살폈다. 그러다 네가 눈치챌까 싶어 괜히 반찬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선 맛있다는 듯 웃음을 짓던 나였다.
네가 나를 바라보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어떤 날은 네가 아닌 나를 더 챙기자고 네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을 더 신경 쓰자고 다짐했지만 또다시 나는 네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를 살피고 네가 무슨 말을 하면 괜히 맞장구를 치며 웃고 네가 수저를 내려놓으면 나도 따라 멈추고 있었다.
네가 웃으면 나도 따라 웃고 네가 조용하면 괜히 같이 조용해지는 나를, 그렇게 또 너에게 맞춰지고 있는 나를 보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냥 신경이 쓰여서 그냥 습관이 되어서‘
하지만 이유를 굳이 붙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너를 좋아하고 있었고 나는 여전히 너만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이렇게라도 네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네가 무심히라도 내게 미소 지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오늘도 너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