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김소월이 있었거니 남에는 박목월이가 날만 하다
그이를
사모하는 그 심정에
나는 늘 저승으로 떠날
배를 대어 두었다
타기만 하면
돛이 오르는 배
이렇게 마지막을 마련한
그 어쩔 수 없는
위치에서
아아
죽음을 그리워하듯
그이를 사모했다.
그대를 못 뵈온채
쓸쓸하게 돌아서서
이날 밤
창문을 굳게 닫고
잠들기 전
길고 긴 사연의 기도를 드립니다.
불을 켜지 마라
마음의 불을
사랑을 저버리고
돌처럼 사노라
달이 뜨기로니
창을 걸고서
나홀로 하늘가에
돌처럼 사노라
묻지 말아다오
입을 다물고
이 두 편의 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표현한 애절한 사랑 시이다..
첫 번째 “사랑” 에서 저승으로 떠날 배를 대어두었다는 것은 아마도 죽도록 사랑하는 마음이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다. 원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더 절절하고 애달프지 않은가? 아마 그이를 사모하는 그 사람의 마음은 끓고 끓어 형체가 사라지고 타들어 가 재가 되어 날려버렸을 것 같다. 죽음을 그리워하듯 그이를 사모했다는 마지막 구절에서 느껴지는 죽음도 두렵지 않을 만큼의 사랑, 읽는 동안 가슴이 저릿해져 왔다.
두 번째 “토요일의 밤기도” 이별 후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하는 시이다. 원망과 그에 대한 사랑이 동시에 나타나며 사랑한 만큼 상처받은 마음이 크기에 원망 또한 마음속 깊게 자리 잡았음을알 수 있다. 그에 대한 마음이 자꾸만 솟구치고 달이 떠오르는 것처럼 그를 향한 사랑이 떠오르지만 이미 돌아선 그를 다시는 볼 수 없음을 알기에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서 돌처럼 살아가리라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나”의 모습에서 속으로 수없이 삼킨 눈물이 느껴진다.
이처럼 46년 만에 공개된 선생님의 미공개 육필 시는 무려 166편이다. 미발표 시는 여러 가지로 분류되고 있는데 그중 내가 들고온 시는 사랑으로 분류된 시이며 선생님 특유의 여린 서정성이 잘 느껴졌다. 선생님의 사랑에 대한 순수한 마음과 정열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 외 여러 시를 읽어보면 느낄
수 있는 선생님의 시는 현대 시문학을 풍성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박목월 시인님의 미공개 육필 시가 궁금하신 분들은 사이트에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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