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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Sep 01. 2021

힐링을 유발할 땐 멍海

제주바다에 누워 멍~ 때리기

매일 반복하는 일을 떠올려 봤다.

아침에 눈을 뜨면 우선 방문을 열어둔다.

이건 함께 사는 고양이를 위한 배려인데, 잠을 자는 동안엔 고양이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문을 닫고 잔다. 그래서 노크를 하기 전에 문을 열어둬야 한다.


어떤 날은 내가 문을 열기 전에 정말 노크를 한다.

이런 말 하면 믿지 않겠지만..

그래도 양심은 있어 새벽 6시 전에 노크하는 일은 없었다.


문이 열리면 침대 위로 폴짝 올라온다.

침대에서 30분 정도 쓰담쓰담 놀아줘야 한다.

얼굴을 확 뒤집으면서 이래도 안 놀아줘? 

표정은 정말 귀여워! 여기서 끝이 아냐..

내 팔을 끌어당겨 팔베개를 하고 누울 때는 정말 사랑스럽다.

어쩜 좋아! 사랑스럽잖아?

8월 초 휴가기간 동안엔 느긋하게 우리 집 둘째(반려묘)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난 머릿속을 텅 비우는 시간이 제일 좋다.

뇌를 깨끗하게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 말이야 1년 열두 달 중에 한 달은 그렇게 보내려고 했는데..

쭉 이어서 달이면 좋지만 사정상, 상반기 한번 하반기 한번 2주씩 시간을 만들었다.

그런데 마흔 살 이후로는 그게 참 힘든 일이 돼버렸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 아이와 함께 내가 성장하겠지만..

요즘 심각한 성장통을 느끼고 있다.

둘째의 솜이의 재롱만으로는 위로가 안 되는 거 같다.


갱년기야

"열세 살 딸아이 뾰족뾰족한 말투에 상처를 받네"

"세상에 제일 어려운 일이 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가 함께 지내는 일인가 봐!"


제법 순발력 있고 말발로 먹고산 시절도 찬란한데..

사춘기 딸아이와 대화를 하자면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말을 건네야 한다.

툭하고 삐져버리거나 쾅하고 문을 닫고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쓰고 있다.

항상 반달눈을 하고 웃던 사랑스러운 딸이 내 곁에서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그 아이가 너무 그리워서.. 조심스레

"엄마는 반달눈 다연이가 보고 싶은데 어디 갔어?"

라고 물어보면 2음절로 대답해 "없어!"

딸아이 눈치를 슬슬 보는 내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에선 푸켓행 비행기표를 끊고 있어 자유롭던 시절로 훨훨 날아가는 거지

상상만으로는 안 되겠다.


때마침 발견했지 뭐야

올해 5월 말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운영한 교육과정을 수료한 분이 멋진 상품을 론칭했다.

푸켓은 못가도 제주도라도 다녀올 거다.

힐링을 유발할 땐 멍海

곧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다.

더구나 직접 운영했던 교육과정 수료생분의 상품이니 의미도 있고 진심 잘 팔리면 좋겠다.


1주 1닭 대신 1분기 1멍海

힐링을 위한 루틴이 될 거 같은 예감이 든다.

제주 바다에 누워 海멍~때리기 (프라이빗 힐링)

퇴근을 해도 숙제로 가득 찬 집이 가끔은 버겁기도 하다. 요즘 같은 시기에 솜이마저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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