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짐꾼의 목장 Jan 25. 2022

Pandemic과 집단이기주의


시간이 남는 오후에 혼자 라운딩을 나갔다가 30대로 보이는 한 백인녀석과 썸이 되었는데, 자기는 백신 안 맞고 끝까지 버티다가 나중에야 등 떠밀려 맞고, 부스터 샷도 안 맞고 버티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떠벌린다. 자기는 여태껏 한 번도 안 걸렸을뿐더러, 걸려도 대수롭지 않을 것이고, 또 백신 안 맞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백신 증서 없으면 식당/상점 출입을 못하게 하는 건 그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는 것이다.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COVID가 그다지 무섭지 않은 젊은 층들이 '감염돼 봐야 감기 정도로 끝난다. 백신을 뭐하러 맞나.'라며 백신 접종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한 마디 해 주었다. 대충 우리말로 옮기면,


"당신에게 백신을 거부할 자유가 있겠지.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백신 안 맞은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거부할 권리가 있어. 당신이 여태껏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은 것이 오로지 당신이 잘해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당신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다수(public)를 위해서 백신 맞고, 불편한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 하면서 협조해 준 그 베네핏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나?"


"그건 당신 생각이고, 아무도 내게 강요할 권리는 없어."


젊은 친구는 짤막하게 대꾸했지만 분명히 마음속에 동요가 있었다. 그 대화가 있은 후로 나는 펄펄 날았고, 그 친구는 미스샷을 남발하다가 허리가 안 좋다면서 두 홀을 남기고 집에 갔다. (역시 골프는 멘탈 ㅎ)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epidemic (국지적 전염병)이 아닌 pandemic(세계적 대 유행 전염병)이다. 두 단어의 뜻 차이를 보아도 알겠지만 pandemic 상황에서의 백신 접종은 나만이 아닌 전체 (public)을 위한 나의 참여이기도 하다. 전체를 위해 교통법규를 지키는 행위와 동일 선상에 있다.


오늘까지 미국에서 인구의 20%인 7천만이 감염되고 사망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이 파국까지 치달은 이유 중 하나가, 그동안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 백신 미접종자 집단들이 열심히 바이러스를 뿌리고 다녔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어찌 집단이기주의는 나라의 수준과 그리 비슷한가.


때로는 나의 소중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수호의 본질적 개념이라는 것을 그 젊은 미국인은, 가장 민주적 국가라는 미국의 한 시민은 왜 깨닫지 못하는가.

작가의 이전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