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를 인정받아도 ‘법대로 하면 그만’
반복된 해고, 멈추지 않는 보복
2023년 12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고,
2024년 4월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6월, 서울행정법원 역시 나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세 번의 공적 심판에서 모두 나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러자 회사는 기존의 사유에 추가된 새로운 사유를 들이밀며 두 번째 해고를 단행했다.
2024년 1월, 기존의 해고사유가 모두 부당하다는 판정이 이어지자,
회사는 전혀 새로운 논리를 꺼내며 '2차 해고'를 통보했다.
회사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단절해서
인사지휘 권한도 없는 대상에게 인사위원회를 열어 2차 해고를 한 것이다.
이쯤 되면 단순한 징계가 아니다.
명백한 보복이며, 반복된 노조탄압이다.
회사는 복직시킬 생각이 없었고,
어떤 명분을 만들어서라도 내쫓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법은 그조차도 막지 못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사실이 인정돼도,
사용자는 동일한 노동자에게 새로운 사유로 또 해고를 통보할 수 있다.
매번 판정과 소송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구조는
결국 사용자의 보복 해고를 제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사무실도 있고 타임오프도 있다. 그런데 위원장은 복직 못 한다?
현재 우리 노동조합은 비록 을사늑약 수준이지만 회사와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있다.
사무실도 있고,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도 적용받는다.
회사는 조합 간부들의 일부 활동을 인정하고 있고,
2025년 임금단체교섭도 위원장이 참석해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위원장인 나는 복직시키지 않는다.
회사 입장은 명확하다.
“아직 행정소송이 끝난 게 아니니까, 복직시킬 이유가 없다.”
“복직하라고 명령한 건 국가고, 우리 회사는 끝까지 다퉈볼 권리가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말에는 중요한 ‘현실’이 빠져 있다.
이행강제금은 ‘법적 강제’가 아니다
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은 ‘시정권고’가 아니라 ‘명령’이다.
사용자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국가는 제재를 한다.
그게 바로 ‘이행강제금’이다.
그런데, 이 제도는 이름만 ‘강제금’일 뿐
현실에서는 사용자의 복직거부를 멈추게 하지 못한다.
현행 이행강제금의 최고한도는 회당 3천만 원이다.
그러나 실제 부과액은 고용노동부 내부 기준에 따라 훨씬 낮게 책정된다.
기업규모, 사안의 성격 등에 따라 1회에 수백만 원 수준으로도 가능하다.
그마저도 1년 2회, 최대 2년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우리회사는 앞으로 1회만 더 이행강제금을 내면 국가의 강제력은 더 이상 없다.
이후에는 복직을 거부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과거에는 사용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아니다.
관련 조항은 삭제되었고 지금은 오로지 이행강제금만 존재한다.
그러니 회사 입장에서는 복직을 거부하는 '비용'이 예측 가능하고 부담도 적다.
복직시키는 것보다 항소하면서 시간 끌고 이행강제금 몇 번 내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다.
결국 노동자가 이긴 싸움은 회사가 '무시'하면 그만인 싸움이 되어버린다.
복직을 막는 고의적 항소, 법의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
우리 회사는 행정법원 판결이 나오고 최대한 시간을 끌어 항소장을 냈다.
해고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회사는 “우리는 끝까지 다퉈보겠다”고 말하며 지연전략을 편다.
법적으로 가능한 행동이다.
하지만 이는 ‘법의 빈틈’을 이용한 고의적 시간 끌기 전략에 가깝다.
그 사이, 위원장은 계속 복직되지 못하고 노동조합은 리더 부재의 불안정 상태로 흔들린다.
회사는 그 틈을 노린다.
그게 가능하다는 걸, 지금 대한민국의 법이 보여주고 있다.
해결은 불가능한가? 아니다.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이행강제금의 현실적 실효성 강화
- 회당 부과금액의 현실적 상향(매출연동제 등), 4회 제한 폐지, 반복 거부 시 누적 가산 등
2) 부당해고 시 사용자의 '고의적 항소'에 대한 제한 도입
- 명백한 위법행위에 대한 악의적 소송 남용을 방지할 장치 마련
3) 노동위원회 명령 불이행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의 부활
- 이 조항이 없어지고 회사는 마음껏 소송을 이어가게 되었다.
4)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인정 시 즉각복직제도 도입
- 회사는 대법원까지 가서 부당해고면 임금상당액 주면 된다고 한다.
- 반대로 이야기하면 노동자도 대법원까지 가서 해고가 정당하면 그간 받은 임금을 돌려주면 된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 제도개선을 위해
법·제도·정치권·시민사회와의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해고된 위원장이 버티고 있고,
조합원들이 지켜보고 있으며,
법이 인정한 진실은 누군가에 의해 매일같이 기록되고 있다.
이 기록이, 다음 노동자들에게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복직이 당연한 사회,
해고가 권리를 박탈하지 못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기록을 남긴다.
이 글은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질 노동조합의 싸움에 대한 기록입니다.공정한 사회를 위한 모든 목소리와 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