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0개월만에 열린, 우리의 첫 보금자리

2025년 7월 29일 - 노동조합 사무실 공식개소식

by 기록하는노동자

※ 매주 금요일 발행되는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는 최근 사건에 대한 일기입니다.

드디어 열린 그 문

2025년 7월 29일 16시.
부천 테크노파크 쌍용3차 401동 601호.

우리의 보금자리인 노동조합 사무실 공식 개소식이 열렸다.
노동조합을 설립한 지 2년 10개월 만이다.

그동안 우리가 버텨온 시간들을 생각하면, 이 사무실의 작은 문 하나가 주는 의미가 참 크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복직명령 불이행, 노조 무시….
그 모든 시간을 버텨내고, 드디어 ‘우리의 공간’이 생긴 것이다.

손님맞이 준비

아침부터 근로시간면제를 사용한 간부들이 분주히 사무실을 청소하고 손님맞이를 준비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보이지 않는 곳까지 말끔하게 정리하고 나니, 어느덧 손님맞이 시간이 됐다.

근로시간면제를 쓸 수 없는 조합원 동지들은 몸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함께했다.
사무실로 들어오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간 함께 고락을 나눈 동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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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 준 얼굴들

개소식에는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황인석 위원장님, 서울지역본부 송진중 의장님을 비롯한 여러 위원장님들,
법무법인 오월의 강호민·곽예람 변호사님,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님까지.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님의 축하 메시지와, 기대하지 않았던 유진기업 최재호 대표이사의 축하 메시지까지 도착했다.
누가 진심이고 누가 의례적인지는 굳이 따지지 않겠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축하가 우리 노동조합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증거였으니까.

연대의 힘

위원장인 내 인사말이 끝나고 노동조합 현황 보고가 이어졌다.
지난 약 3년의 히스토리가 눈앞에 주마등처럼 스쳤다.

어렵게 따낸 이 공간에, 이렇게 연대하는 동지들을 모시기까지의 과정은
기록으로도 다 담아낼 수 없는 뜨거운 시간들이었다.

많은 분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특히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의해 모금한 연대지원금이 우리에게 전달됐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우리 노동조합에 단비 같은 금액이다.
이 돈은 단순한 금전이 아니다.
“우리가 너희와 함께한다”는 약속이자,
우리를 여기까지 버티게 한 연대의 손이다.

우리의 집, 우리의 자리

우리의 사무실은 크지 않다. 아직 채워야 할 것도 많다.
물질적인 채움은 이미 동종업계 노동조합, 개인 후원자, 법무법인 오월 등에서 도움을 주셨다.
이제 이곳은 마음을 채우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웃고, 토론하고, 싸우고, 다시 일어설 것이다.
우리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이 문을 열 수 있다.
365일, 언제든 연락만 주면 이곳은 우리 동지들의 자리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대화

개소식을 마친 뒤, 방문해주신 분들과 간단히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간부들과 함께 사무실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긴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내일을 약속했다.
미래를 약속했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연대의 뜻에 부끄럽지 않게, 더 단단하게, 더 멀리 나가자.”

우리가 맞서는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잠시 숨을 고르며, 이 집의 문을 활짝 열어둔다.
언제든 동지들이 들어와 앉을 수 있도록.



이 기록은 단지 나의 하루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의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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