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년, 다시 또 3년

2025년 7월 15일 - 제2대 위원장 선거 결과

by 기록하는노동자

※ 매주 토요일 발행되는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는 최근 사건에 대한 일기입니다.


2022년 9월, 첫 출발

2022년 9월 3일, 유진기업 노동조합의 설립총회에서 나는 만장일치로 초대 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리고 정확히 2년 10개월 후, 2025년 7월 15일.

유진기업 노동조합 제2대 위원장 선거에서

나는 단독 입후보하여 총투표율 83.33%, 찬성률 96.76%로 연임하게 됐다.

(아직도 회사와 체크오프가 체결되지 않아, 전체 조합원 수를 투명히 밝히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감사는 더 높은 신뢰를 받았다

단독입후보한 감사 동지도 초대에 이어 연임에 성공했다.

놀랍게도 찬성률은 나보다 높았다. 무려 97.84%.

노동조합의 전반을 더 잘 챙기라고,

위원장보다 더 큰 신뢰를 몰아준 조합원들의 뜻이라 생각하고 싶다.

해고된 위원장, 다시 선택받다

노동조합 위원장의 법적 임기는 최장 3년.
우리 규약도 마찬가지다.
벌써 3년이 지났다.
그중 2년은 유진기업의 직원이 아닌,
해고된 위원장으로 살아온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은 나의 재선을 요구했다.
1주일간의 후보자 공고에서 나 외에는 아무도 등록하지 않았다.
이 선거 결과는 단지 개인의 연임이 아니라
지난 3년간 함께 버텨온 조합원 전체의 성취라고 믿는다.

다시 내건 다섯 가지 약속

나는 다섯 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1) 복직과 책임규명: 부당해고 판결 관철, 사과와 보상 이끌기

2) 교섭력 강화: 2025년 임금교섭과 2차 단협 성실 추진

3) 조직 안정화: 간부 책임체계 확립과 운영 내실화

4) 복지 확대: 차량 대여, 종합검진, 법률상담 등 실질복지 강화

5) 소통 강화: 이동사무실·매월 보고·온라인 창구 운영


공약은 ‘지키기 위해’ 내는 약속이다.
나는 이미 대학 시절, 부총학생회장으로 공약을 세우고 당선됐다.
그리고 지키지 못한 약속에 대해선 책임을 졌다.

졸업 후 10년이나 걸렸지만 내가 받았던 모든 장학금 총액만큼 기부금으로 학교에 되돌려줬다.
누가 시킨 것도, 알아주는 이도 없었지만 그게 나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번 선거, 조합원들은
그 약속을 다시 지킬 수 있는 시간과 힘을 나에게 줬다.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회사의 태도

많은 조합원, 다른 위원장들, 심지어 행정관청의 사람들도
회사가 왜 이렇게까지 조합을 무시하고
수십억의 변호사비와 5천만 원 넘는 이행강제금을 부담하며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나 역시 모르겠다.
이것이 정상적인 경영인가.
정당했다고 말하면서 현실을 부정하는 누군가의 몰락처럼
회사는 계속 현실 부정을 조직화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기초공사에서, 이제는 뼈대로

나는 초대 위원장으로서 노동조합이 설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해왔다고 믿는다.
이제는 뼈대를 올릴 시간이다.

다시 3년.
공약을 실현하고,
노동조합이 제도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바로 설 수 있는 시간을
꼭 만들고 싶다.

회사를 향한 마지막 인내는 끝났다

이제 회사에 줄 시간과 기회는 없다.
이미 충분히 기다렸고,
충분히 요청했고, 충분히 설명했다.

앞으로는 조합원의 이익만을 보고
조합원의 총의를 모아
단호하고 냉정하게 회사를 상대하겠다.

나를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던 직원에서
노조탄압에 맞서는 투사로 만든 건 그 누구도 아닌 회사 자신이다.

슬픔도, 노여움도, 가슴에 품고

슬픔도, 노여움도, 가슴에 품는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나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다시 3년,
무너진 것을 세우고, 약속한 것을 지켜내는 그 길에 서 있다.

한국전자투표를 사용한 직접, 비밀, 무기명선거

※ 관련기사

1. 뉴스드림 2025.07.16

2. 매일노동뉴스 2025.07.25



이 기록은 단지 나의 하루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의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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