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1일 – 부당해고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장 낸 회사
※매주 토요일 발행되는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 최근 사건에 대한 일기입니다.
단체협약으로 얻어낸 첫 사무실, 그리고 찾아온 침묵
2025년 7월 11일 금요일.
단체협약으로 처음 얻어낸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첫 월례회의를 열었다.
조합 간부들과 함께 이 작은 공간에서 처음으로 회의를 시작하던 그때,
나는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 ‘대법원 나의사건검색’을 눌렀다.
그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난 글자들.
“2024구합67887 사건 / 항소 접수 / 서울고등법원”
정적이 흘렀다.
회의 중이었지만 더는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회사가 항소를 제기했다. 그것도, 노동조합에는 단 한 마디 알리지 않은 채.
법원까지 인정한 부당해고
2025년 6월 26일, 서울행정법원이 내린 판결은 명확했다.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 사유가 없으며,
일부 사유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의 정당한 활동에 대한
사용자 측의 과도한 대응으로, 해고의 정당성이 결여되어 부당하다.”
이미 노동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부당해고로 판정받은 사건이었다.
이번에는 법원까지 같은 판단을 내렸다.
그날 나는 믿었다.
이제 정말 끝났다고.
복직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회사가 법원의 판단까지 무시하진 않으리라고.
조합의 복직 요구엔 침묵, 항소장은 조용히 접수
판결 직후, 노동조합은 회사에 정식 공문을 보내 복직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 끝에 돌아온 건
조용히 접수된 항소장이었다.
복직에 대한 논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공문 회신도 없이 조용히 법원으로 향한 그들의 선택.
그 사실을 우리는 7월 11일, 노동조합 회의 도중 검색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4시 58분, 퇴근 2분 전,
회사로부터 늦장 공문 회신이 도착했다.
그러나 그 공문에도 복직에 대한 입장은 없었다.
오직, 항소의 기정사실화만이 남았다.
항소는 권리일 수 있지만, 복직은 법적 의무다
물론, 항소는 회사의 권리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은 여전히 유효하다.
행정법원도 그 정당성을 인정했다.
“항소를 하는 것은 회사의 권리일 수 있다.
그러나 복직을 시키는 것은 법적 의무다.”
법을 이용해 시간은 끌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시간 속에서 무너지는 건 노동자의 생계와 권리다.
회사는 지금 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채 항소만을 선택했다.
그것이 ‘합법’일 수는 있지만,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또다시 반복되는 싸움, 다시 다짐하는 기록
우리는 노동조합 이름으로 갖춰진 공간에서
첫 월례회의를 진행하던 중 항소 사실을 확인했다.
복직의 기쁨을 준비하던 공간에서, 다시 싸움의 서막을 마주했다.
지쳤냐고 묻는다면, 지쳤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을 거냐고 묻는다면,
멈추지 않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법의 판단도 공적 명령도 무시하는 회사를 마주하며,
우리는 다시 다짐한다.
이 싸움을 끝까지 기록하겠다고.
이 기록이 곧 증거가 되고,
이 글이 언젠가 누군가에겐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회사는 결국 막나가기로 했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도, 버티는 중이다.
이 기록은 단지 나의 하루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의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