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주간 기록
“나는 부당해고자다. 하지만 그 이전에 노동자였다.”
이 말로 시작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2022년 9월부터 2025년 8월 사이 일들에 대해 노동조합 위원장이자 부당해고자로서 일기를 써 내려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냥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그리고 기록자로서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혹시 예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에서 볼 수 있다.
2025년 5월 10일에 1편을 올렸고, 8월 21일 30편으로 마무리했다.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는 회사로부터 탄압받고 부당해고당한 노동조합 위원장이 억울한 마음을 풀기 위해 쓴 기록이었다.
그렇게 글로 한을 풀고 나니, 나 자신을 다시 보게되었다.
나는 여전히 노동자였다.
그래서 이제는 ‘위원장’이 아니라 그냥 ‘노동자’로서 그리고 '기록자'로서의 일지를 쓰려고 한다.
물론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당해고자이자 노조위원장으로 싸우는 날들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면서 알게 됐다.
나의 싸움은 나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의 싸움이라는 걸.
그래서 이 글은 회고록도, 수필도 아니다.
살아 있는 노동자의 주간 기록이다.
교섭장에서, 법정에서,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있는 생생하게 기록하고
내가 느낀 생각과 평가도 솔직하게 붙여볼 생각이다.
웃을 일도 많고 울 일도 많을 거다.
화날 일, 서러운 일도 넘칠 거다.
그래도 그 모든 순간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대한민국은 아직 노동조합 조직률이 13%대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도 대부분 대기업·중견기업 중심이다.
왜 새로운 노조가 쉽게 생기지 않을까?
정치권과 언론이 만들어놓은 왜곡된 이미지 때문은 아닐까?
노동조합은 경영진을 건강하게 견제하고
노동자와 회사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고
산업안전을 위한 조기경보장치다.
이 기록은 그런 인식을 세상에 퍼뜨릴 씨앗이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작은 시도고 꾸준히 물 주고 가꿀 약속이다.
나는 해고자지만 동시에 노동자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그리고 누군가 함께 기억하고 연대해 주기를 바라며 이 기록을 시작한다.
이 기록은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노동자의 기록이며, 모든 연대를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