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효율적인 갈등관리법
모든 사람들은 갈등을 회피하려는 본능이 있다.
하지만 갈등이란 직장에서 일을 할 때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갈등이 없는 조직은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하면 직장 내에서 업무상의 갈등이 상대방의 관계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본인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필자 나름대로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직장 내에서 갈등을 추진력으로 삼는 방법을 알아보기 전에,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을 먼저 알아보고자 한다. 필자의 경험상으로는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은 꽤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부정적 갈등과 긍정적 갈등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부정적 갈등
지식수준의 불균형 - 내가 더 많이 알고 있는데 상대방이 모르고 얘기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
불신 - 본인의 이득만 취하려고 하는 건지 선의인지 알 수 없다
거짓됨, 체면을 중시함 -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의 권력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로, 과한 경우 업무를 지연시키며 심한 경우 마비시키기도 한다.
불통, 일방적 지시 - 지위를 이용한 일방적인 명령은 팀원들의 사기를 꺾는다.
긍정적 갈등
내 생각에 문제를 해결할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이를 받아들이게 하고 싶다.
상대방이 설명해주는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될 때까지 계속해서 두드리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입장 차이 -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부서 간 역할 차이 등의 사유로 당장 일을 진행할 수 없다.
부정적 갈등은 항상 긍정적 갈등보다 우선하여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 갈등은 조직문화의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하고, 긍정적 갈등은 리더십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회사생활을 약 10여 년간 하면서 느낀 점은, 건전한 갈등이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크고 작은 갈등 속에 산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어떤 일을 진행하려면 사람 간 관계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업무의 성과로 연결 짓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필자 나름대로 건전한 갈등을 업무의 성과로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서술해 보고자 한다.
1. 회의 전 미리 상황을 공유한다.
우리는 너무 바쁘다. 너무 바빠서 특정 개인 한 명의 응대를 위해 메일과 첨부파일을 읽어줄 여력이 없다. 회의시간에 다짜고짜 '메일은 읽어보고 들어오셨죠?'와 같은 태도로 서론없이 본론으로 들어가려는 행동은 위험할 수 있다. 회의 참석자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 가능한 방법이 있다. 바로 회의 참석자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회의 하루 이틀 전 전화통화 또는 대면만남을 통해 회의 주제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방법은 생각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이 정도 만으로도 아마 참석자들은 회의 아이템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고 참석을 할 것이고 회의는 건전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2. 중재자를 활용하자.
세종시대 황희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누구의 말이 더 적합한지를 가려내고, 찬과 반의 의견을 통합하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한다. 회의와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통합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회의에 초대하면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해 줄 것이다.
3. 마음가짐 - 의견 불일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자
본인이 갈등 회피 성향이라고 스스로를 비호하려는 생각을 버리자. 사람은 미치지 않고서야 누구나 갈등을 싫어한다. 본인 스스로 갈등 회피 성향이라고 해서 합리화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존이 브레드와 함께 일하면서 그로부터 영향받은 점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존은 갈등을 회피하는 성향이다. 식당에서 종업원이 엉뚱한 요리를 가져와도 아무 말하지 않고 그냥 먹는 사람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나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더 중요한 어떤 문제와 관련될 때는 내 목소리를 분명하고도 크게 내야 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의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밤을 꼬박 새우면서까지 싸우죠. 그러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새벽 5시라도 맥주 한잔 하러 나가고요." -<싱크 어게인, 에덤 그랜트>
4. 물러날 때는 물러나야 한다.
최선의 논리를 동원해 설득을 시도했음에도 본인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갈등이 심화되어 관계만 악화될 수 있다. 특히나 그 회의 주제가 광범위하고 어려운 것일수록 한 번에 결론이 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경우 큰 그림을 위해 한 수 접고 들어가는 방법도 좋은 대인이 될 수 있다.
단, 이 방법을 너무 자주 사용하지는 말자. 갈등 상황에서 너무 많이 양보하는 것은 '패배자'라는 평판을 갖게 되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지독할 정도로 솔직해지자.
지독하게 솔직해지는 것 하나만으로도 회의석상에 참석한 참여자들을 심적으로 편안함을 부여할 수 있을뿐더러 이는 사람들이 회의 안건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특히나 MZ세대와 소통할 때 솔직함은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들은 솔직함을 최고 미덕으로 삼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갈등은 질병이나 바이러스같이 예방하고 피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갈등을 효과적으로 다룸으로써 개인과 조직은 더 발전할 수 있고 이는 일종의 백신과 같은 역할을 한다.
1920~30년대 GM(General Motors)의 부흥기를 이끈 회장 알프레드 슬론은 재임 시절 회의 석상에서 실무진들의 의견이 만장일치되었을 경우 의사결정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그 시절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해 치열한 논쟁과 갈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감성'과 '공감'이라는 요소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현시대에서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갈등과 갈등관리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끝으로 배달의 민족 이동진 실장님이 강연에서 제시한 슬로건으로 이 글을 마무리지으려 한다.
(신규 멤버가 과거 멤버 간의 갈등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문구)
현재의 유산은 과거의 누군가에겐 최선이었다